[산업I면톱] 기업, 원화강세 '환관리' 고심

최근들어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기업들이 환관리에적지 않은 혼란을 겪고 있다. 기업들은 원화가치의 변동에 따라 장단기 달러수급계획을 조정하고 선물환매입 등 환리스크 헷지비율을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엔화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질 경우 원화환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단 환위험을 방지하는데 노력하고 달러화 및 원화 등 현금자산의 포트폴리오 정책을 새로 수립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보유달러규모조정=환란이후 대부분의 기업은 무조건 달러를 보유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달러를 보유하면 환리스크를 보전할 수 있는데다 단기외채를 갚을수 있는 이점이 있어서다. 외화예금금리(5%)와 국내조달금리(약16~18%)차만큼의 손실을 보더라도 달러를 보유하는게 낫다고 여겼다. 그러나 최근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수급에 따른 요인이긴 하지만 원화가치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일부 기업은 이 호기를 과도한 단기외화채무를 줄이는데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일부 종합상사는 IMF사태이후 취약해진 해외법인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부채상환을 서두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사 등은 해외자산매각대금으로 단기외화채무를 갚기도 했다. 일부 회사들이 단기부채를 갚으려는 것은 원화강세를 일시적인 현상으로보기 때문이다. 최근 엔화가 급격히 절하돼도 원화환율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경제여건의 개선 보다 국내산업기반붕괴로 수입이 급감하며 달러수요가 크게 감소한데 따른 것이라고 외환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원화강세가 수출감소로 이어져 무역수지흑자규모가 줄 경우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다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9월 일본금융기관들이 반기결산을 앞두고 자금을 회수하고 10월께부터 외채원리금상환이 증가할 경우에 대비해 대기업들은 일단 단기외화부채를 갚고 조만간 달러보유를 다시 확대하려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환위험관리 혼란=IMF(국제통화기금)사태이후 영업과정에서 막대한 환차손을 경험한 기업들은 올들어 선물환매입이나 스왑(달러를 매도한후 일정시점에 다시 사는 계약)을 통해 환차손발생을 방지해왔다. 그러나 원화가치가 오히려 상승함에 따라 기업들은 헷지비율을 점차 낮추고 있다. 지금까지 결제시점에 맞춰 외상수입대금만큼 선물환을 매입했다면 앞으로 그 비율을 계속 낮출 가능성이 크다. 기업입장에서는 헷지비용을 줄일 수 있고 원화가치상승에 따른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일부 종합상사의 경우 수입영업부서에서 외상수입계약을 맺으면서 사내선물환이용을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환율움직임에 변화를 줄만한 새로운 변수가 생기면 곧바로 헷지비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환율전문가들은 환율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해 환위험을 사전에 철저히 방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상춘 대우경제연구소연구위원은 "현재의 환율수준을 정상적으로 보면안된다"며 "원화가치가 오르면 외자유입규모가 줄고 수출을 위축시켜 우리경제에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줄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대우 SK상사 등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런 이유로 현재의 환율수준이 하반기 평균환율보다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수입계약단계에서 사내선물환은행을 이용해 원가를 확정토록 유도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