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기업] '이펙스' .. '게릴라마케팅' 전략 적중

"작전은 개시됐다. 각 대원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임무를 완수하라" 베레모를 쓴 17명의 특공대원. 이들은 대장의 명령을 들은뒤 작전회의실을 빠져나와 목적지로 신속하게 이동한다. 성공하지 않으면 죽음뿐이라는 결연한 각오로. 군부대의 모습이 아니다. 서울 방배동소재 부엌가구업체인 이펙스에서 매일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가구업계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대형업체중 법정관리나 화의신청을 하지 않은 업체가 드물 정도다. 올들어 매출은 평균 30~50%가 줄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이펙스는 상반기매출이 1백20억원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매우 드문 기록이다. 내년엔 지난해까지의 높은 신장세를 다시 이어 30%이상 매출을 늘린다는 목표다. 회사의 성공은 게릴라마케팅과 윈윈(win-win)전략등 다양한 판촉기법에서 비롯됐다. 게릴라마케팅이란 영업직원들로 특공대를 조직, 대리점을 돌며 판매와 애프터서비스에 나서도록 하는 것. 게릴라들이 적진 깊숙한 곳에 낙하산으로 침투, 초토화시키듯이 특공대들이 해당지역을 돌며 자사제품으로 싹쓸이한다는 전략이다. 대리점관리와 수금업무만 하던 영업직원들이 베레모를 쓰고 판매최일선에 나서서 대리점사장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하고 있다. 최우수대리점 68개를 선정, 영업직원 1인당 4개씩 맡겼다. 대리점 사장이 힘이 나고 매출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목표를 달성하고 돌아온 대원에겐 푸짐한 포상금을 곁들인 포상휴가가 기다리고 있다. 윈윈전략은 소비자와 대리점 본사가 함께 승리하자는 것. 고품질의 제품을 최저가격으로 출시한다는 것을 주요 전술로 삼고 있다. 국내최대 부엌가구업체인 한샘의 계열사인 이펙스 제품의 질은 한샘수준이면서 가격은 3분의1이하다. 예를들어 24평에 맞는 원목제품인 캐시드랄오크 일자형은 1백12만원. 이 제품의 서브브랜드도 윈윈시리즈다. 창업이후 17년동안 추진해온 이 전략은 외환위기이후 거품구매가 사라지면서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대형가구대리점들이 줄지어 문을 닫고 있지만 이펙스를 찾아 대리점개설을 문의하는 발걸음은 줄을 잇고 있다. 상반기에만 10여개 매장이 문을 열었고 이달중엔 매장면적 1백평의 초대형 대리점 2개가 새로 출범할 정도다. 불황으로 부엌가구시장규모가 줄면서 생산업체도 감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시장을 차지할 것이고 이펙스는 가장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고 확신한다. 작전은 다양하게 준비되고 있다. 게릴라전에 이어 측면공격 전면공격 후면공격 포위공격등. "임무를 성공시키지 못하면 넥타이를 풀고 새끼줄을 매"라고 다구치는 대장의 말에서 이 회사는 성장하지 않을수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모기업인 한샘의 영업직원들조차 겁을 먹는다고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