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주년 제헌절 경축식] 국회 반세기..'식물' 상태서 생일

국회공전에 따른 "식물국회"로 민생개혁관련 법안들이 처리되지 못해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비난 여론이 비등하고 있는 가운데 제50주년 제헌절 경축식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거행됐다. 이날 기념식은 그러나 15대국회 후반기 원구성이 되지않아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장 없이 치러졌다. 국회의사당 중앙홀에서 치러진 이날 행사에는 윤관 대법원장, 김용준 헌법재판소장, 김인식 제헌동지회장, 정당대표 등 각계 인사 1천여명이 참석했다. 김수한 전국회의장은 경축사를 통해 "국민의 절박한 고통을 함께 짊어지고 고난의 터널을 앞장서 헤쳐가야 할 정치권이 국회를 공동화시킨 채 소모적 정쟁만을 거듭하고 있다"며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했다. 김 전의장은 이어 "국가안보를 굳건히 지고 산적한 민생현안들을 시급히 해결하고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대의 정치의 참모습을 행동을 통해 각인시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인식 제헌동지회장은 기념사에서 "오랫동안 개발과 성장제일주의가 사회의 보편적 가치인 양 치부돼 왔으나 재검토가 불가피한 시점"이라며"정치는 깨끗하고 효율적인 체계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대국민 성명을 통해 "김대중 정권은 헌법과 국회법을 무시하고 국회기능을 정략적으로 마비시키고 무력화시켜 3권 분립의 헌법질서를 파괴하고 대통령만 독주하고 있다"며 정부.여당을 강력 비난했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한화갑 총무는 "야당이 국회공백에 대해 여당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데 이는 억지"라며 "한나라당은 정치쇼를 중단하고 13대 국회의 관례대로 원구성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돼있거나 상정될 개혁 및 민생관련 법안은 금융산업구조개선법안, 외국인 투자자유화 법안 등 2백여개에 달하나, 여야 정쟁에 따른 국회 기능 마비로 심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