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경영 첫 배상판결] (일문일답) 김석연 <담당 변호사>

김석연 -소액주주들의 첫 승소판결에 대한 의미와 전망은. "정부의 구조조정움직임과 맞물려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이번 소액주주들의 승리는 제일은행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그릇된 기업풍토를 일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다시말해 이제는 부실대출이라고 생각되면 청화대의 지시가 내려와도 거절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스란히 대출책임자가 민사상 책임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기업간 부당내부거래등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그룹 총수가 지시를 내렸더라도 손해배상 등 책임은 바로 경영자의 몫이다" -소액주주들의 손해배상액 4백억원은 무엇을 기준으로 산정했는가. "제일은행측에 총 손실액등 사실조회를 여러차례 신청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여러 통로를 통해 조사한 결과 제일은행이 한보철강에 부실대출해 준후 부도가 나고 6개월동안 받지 못한 이자와 지급보증 수수료 등 손실분이6백억원이상으로 밝혀졌다. 손해배상액 4백억원은 이를 기준으로 산정한 것이다" -소송이 진행되면서 어려웠던 점은. "지난해 6월 소액주주들을 어렵게 끌어모아 증권거래법상 소송이 가능한지분(총 발행주식의 5%)을 갖췄다. 그러나 제일은행이 감자와 증자를 각각 실시하면서 보유지분이 크게 줄어 소송이 각하될 위기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주가폭락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은 소액주주들을 결속하는 것도 힘들었다. 다행히 증권거래법상 주식보유기준이 0.01%로 낮아져 소송각하 위기를 넘겼다" -소액주주소송과 관련해 제도적 보완점은. "미국 일본처럼 단 1주만 있어도 소송을 제기할수 있도록 법이 개정돼야 한다. 현재 주식보유기준이 크게 낮아졌다지만 소송자체가 공익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활발한 소액주주운동에 한계가 있다. 주주대표소송은 승소해도 배상금이 당사자가 아닌 전부 회사에 귀속된다. 따라서 소송에 참여한 소액주주들이 막대한 피해를 볼수밖에 없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