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규모 유상증자로 물량압박 심해질듯

정부가 5대그룹의 CP(기업어음)발행을 규제함에 따라 대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대거 유상증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내달이후 증시는 물량 압박이 심해질 전망이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위원회가 은행신탁계정과 투신사에 대해 동일기업(1%)및 동일계열(5%)의 CP인수를 제한하자 자금조달에 차질이 불가피한 5대그룹사들이 앞다퉈 유상증자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유상증자를 결의한 것을 증자러시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있다. 김기환 대한투신 고유주식팀장은 "시중자금을 마음대로 끌어써 온 대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긴 만큼 다른 대기업들도 경쟁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하반기 공급물량 압박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유상증자를 실시했던 A그룹 주력계열사 관계자도 "하반기 추가로 유상증자를 할 계획을 세웠다"고 밝혀 대기업들의 증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이와함께 8월부터 보증보험이 보증한 회사채가 예금자보호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회사채발행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증자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이란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증시침체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증자를 추진할 경우 자칫 주식시장의 기반이 붕괴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