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정부청사 시대] (5) '일자리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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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들어 근로자 파견업체의 구인요청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기업체들의 임시직 채용도 전에 없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노동부 운영 대전인력은행 이서란 책임상담원) IMF 이후 어느 지역 할것없이 뚝 끊겼던 신규 채용. 그러나 지금 대전 노동시장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전인력은행이 집계한 수치만 보더라도 지난 6월 한달간 신규 채용된 인력은 3백71명이었으나 이달 들어서는 27일 현재 5백5명으로 늘어났다. 이에따라 취업자대 구직자 비율인 구인배율도 지난달 0.23%에서 현재 0.37%로 높아졌다. 인력은행에서 파악하지 못한 숫자까지 합하면 실제 취업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게 틀림없다. 신규채용이 급증한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크고 직접적인 이유는 역시 청사 이전이다. 청사 이전으로 인해 용역 경비 일용직 등 각종 신규 일자리가 발생하기 마련이고 이들은 현지 인력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대전청사 청소용역을 맡은 신천개발과 대한상의군경 충남지부 두 회사는 최근 청소인력 1백56명을 새로 채용했다. 시설관리 업체인 삼성생명서비스도 1백70명의 인력을 신규로 고용했다. 입주 기관이 직접 신규인력을 채용하기도 한다. 이달초 이전기관중 가장 먼저 아르바이트 인력 2백8명을 모집한 정부기록보존소가 한 예다. 문서 및 자료분류 등을 전담할 인력으로 관련학과를 나온 지역대학생 및 전문가가 채용대상. 정부기록보존소의 경우 앞으로도 이어지는 계속사업이라는데 매력이 있다. 이밖에 다른 기관들도 이삿짐을 옮기면서 자료정리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특정분야의 자격증소지자에 대해서는 기능직 특채까지도 적극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이와함께 여행사 약국 서점 등 정부청사내 편의시설도 나름대로 고용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청사내에 들어서는 6개 직원용 식당은 각 20명씩 종업원을 둘 계획이어서 모두 1백20여명의 지역민이 새 일자리를 얻게될 것으로 보인다. 청사관리사무소 방순동씨는 "정부청사의 대전이전은 지역고용 창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경비 용역 편의시설 등 청사에서만도전체적으로 5백~7백여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증대는 정부청사만의 몫은 아니다. 변리사 사무실이나 조달청 입찰업체, 청사상권 선점을 놓고 치열하게 경합중인 대형 할인매장, 둔산지역을 중심으로 한 음식점이나 옷가게 부동산사무소 등이 모두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예고한다. 마크로 같은 경우 전체 직원 1백80명 가운데 1백30명을, 프라이스클럽은 2백여명을 각각 지역에서 채용했다. 곧 들어설 롯데백화점이나 아울렛샤크존도 마찬가지다. 이벤트 컨설팅 업체들은 이러한 "청사 특수"를 겨냥, 대전지사를 설립하는 등 이미 발빠른 대응에 들어간지 오래다. 고용 유발효과는 통상적으로 제조업이 가장 큰 것으로 되어 있다(제조업 1인당 서비스업 1.2인 일자리 창출). 정부는 공공행정서비스이므로 제조업만큼의 효과를 가져다주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또 전국적으로 보면 소비 10억원당 4.3명의 고용이 창출된다는 한은 통계도 있다. 이 수치를 적용한다면 대전지역에는 적어도 3,4천명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계산을 할 수있다. 물론 이 지역 전체 실업자수 3만7천여명에 비하면 결코 만족할만한 숫자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곳에 가면 기회가 있다"는 인식이다. 새 일자리의 많고 적음을 떠나 청사 이전이 극심한 IMF취업난을 다소나마 극복케할 한줄기 햇살임에는 틀림없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