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부당내부거래] '어떤 방법 이용했나'

대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부당내부거래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주로 후순위채나 기업어음을 정상가격보다 비싼 값에 사는 방식으로 부실기업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에서 분리된 친족회사에 대한 지원사례도 적발됐다. 일부는 특정금전신탁을 이용한 우회적인 수법을 쓰기도 했다. 무보증 전환사채(CB), 기업어음(CP) 매입 =현대자동차 등 현대그룹 계열 19개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대한알루미늄과 현대리바트가 발행한 무보증사모CB 2천1백억원어치와 5백억원어치를 이자율 11-18%에 샀다. 당시 당좌대출금리는 18-30% 수준이었다. 현대그룹 5개사는 또 친족회사인 한라건설과 만도기계 등이 부도직전에 발행한 CP 4천3백23억원어치를 12-23.1%의 금리에 인수했다. 특정금전신탁 이용 =특정금전신탁은 예금자가 은행에 돈을 맡기면서 투자대상을 지정할 수 있는 제도이다. 삼성생명은 조흥은행을 비롯한 8개 은행에 2천3백35억원을 예치한뒤 삼성자동차 삼성에버랜드 한솔제지 등 계열사및 친족회사가 발행한 CP를 동일 신용등급회사가 발행한 CP보다 낮은 할인율에 사도록 했다. 후순위채권 매입 =후순위채는 발행자가 파산했을때 가장 뒤늦게 갚아도되는 채권이다. 5대 그룹은 후순위채를 고가에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지원행위를 했다. 대우그룹은 대우를 비롯한 4개사를 동원해 올 1월 대우증권이 발행한 무보증후순위채권 2천억원을 전액 인수했다. LG그룹은 지난해 12월 LG증권이 발행한 후순위채 2천억원어치를 LG반도체 등 14개사가, 올 2월에 LG종금의 후순위채 8백96억원어치를 LG화학 등 9개사가 비싸게 사들였다. SK상사도 등 6개사도 SK증권이 올 2월과 3월에 발행한 3천5백억원어치 후순위채를 시중회사채수익률 20.5%보다 낮은 12-14%대에 인수했다. 부동산 임대료 이용 =삼성전관 등 5개사는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이 소유하고 있는 연수원에 임대차 보증금으로 3백48억원과 4백38억원을 줬으나실제로는 사용료를 똑같이 내면서 이용했다. 대우중공업도 지난 94년9월 대우에 부산수영만매립지를 팔면서 매각대금 3백62억원과 지연이자 2백35억원을 아직까지 받지 않았다. 저리에 자금 맡기기 =SK그룹은 8개사를 동원해 지난해말부터 SK증권에 고객예탁금으로 3천8백75억원을 맡겼지만 주식투자는 전혀 하지 않았다. 당시 시중금리는 24-38%인데 반해 고객예탁금 금리는 5%에 불과해 금리차만큼 부당지원한 것으로 판정됐다. LG반도체도 55회에 걸쳐 LG종금에 시중이자율보다 최고 22%가 낮은 금리에 4천6백42억원을 예치했다. 유상증자 참여 =부실계열사에 대한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원하는행위다. SK건설 등 6개사는 올 3월 SK증권의 3천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