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을 즐긴다' 도심 달밤족 급증..근린공원 등 '초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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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 11단지 외곽을 지나는 남부순환도로변. 오후 10시 이후부터 몰려든 자가용 소형트럭 택시 등 20여대의 차량들이 늘어서 있다. 칼산아래 체육공원 주변에는 대낮처럼 밝은 조명아래 간편한 운동복차림으로배드민턴, 족구 등을 즐기는 인근 아파트주민들로 붐빈다. 한켠에 자리잡은 포장마차에는 밤12시가 넘도록 소주잔을 기울이는 손님들로시끌벅적하다. 한여름밤을 즐기는 "달밤족"이 늘고 있다. 30도를 넘나드는 한낮의 무더위를 피해 심야에 운동이나 쇼핑, 관람을 즐기는 "밤의 대중문화"가 새롭게 자리잡고 있다. 심야 아베크족들의 은밀한 데이트장소로 알려진 야외자동차영화관(Drive In Tteater)에는 가족단위의 피서객이 몰리고 있다. 젖먹이를 동반한 젊은 부부, 60세 이상의 노부부 등 관객파괴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장흥유원지에서 야외극장을 운영하고 있는 장흥 영화사랑 이병례 상무는 "가족단위의 영화관객이 늘어난게 달라진 모습"이라며 "교통체증이 없는 심야를 이용한 인파로 평일에도 1백50대규모의 주차장이 꽉 찰 정도"라고 말했다. 경기도 양평에 있는 야외자동차 전용극장에서 신작 "시티오브엔젤"을 하루 2회씩 심야상영중인 양평 극장 윤영목씨는 "평일 1백여대, 주말 2백여대의 차량이 야외주차장을 찾을 정도로 심야관객이 줄을 잇고 있다"고 밝혔다. 밤 12시부터 시작되는 심야콘서트장에도 인파가 몰리긴 마찬가지. 심야공연장은 더 이상 일부 매니아들만의 잔치가 아니다. 지난 3일부터 가수들의 심야콘서트가 열린 서울워커힐호텔. 매주 토요일마다 1천여명이 넘는 올빼미족들이 밀려들었다. 지난 18일 강산에 공연장에는 1천명이 넘는 팬이 몰려 2시간동안 열광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심야콘서트를 기획한 (주)라이브 극장측은 "예약률이 70% 넘는 등 기대이상의 성공을 거뒀다"며 "4회 공연에 4천여명의 관객이 찾았다"고 밝혔다. 지난 2월부터 심야극장을 운영해온 방배동 씨네맥스극장 기획실 이은주씨는 "지난 6개월 동안 심야영화관객이 1만명이 넘게 다녀갔다"며 "특히 평일에는 대학생 커플이나 가족단위의 관객들이 많고 주말에는 직장인들이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밤의 열기는 아파트단지 주변의 체육공원이나 포장마차에서도 살아나고 있다. 목동이나 잠실, 상계동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의 근린공원에는 밤 11시가 넘도록 심야 운동족들로 북쩍인다. 목동 11단지 맞은편 도로변에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44)는 "장마도끝나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밤손님이 부쩍 늘어 매상도 50%이상 늘었다"고 털어놨다. 이밖에 피서겸 쇼핑을 겸할 수 있는 농산물할인점 하나로 클럽 등 대형할인매장에도 밤늦게까지 쇼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