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테마연구) 'EBO의 허와 실'

임동춘 94년7월 미국 대형항공사중의 하나인 유나이티드 항공은 노사간 합의에 의한 EBO(Employee Buyout.종업원 매수)를 통하여 미국에서 가장 큰 종업원지주회사로 변신하였다. 경영진은 총 주식의 55%지분(당시 가격으로 약 19억달러)을 노조측에 인도했고 노조는 최소한 3년동안 15%의 임금 삭감과 복지혜택 축소, 그리고 작업규칙의 변화를 양보하였다. 또한 노조는 이사회에서 3개의 좌석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확실한 직업보장을획득하였다. 현재까지 그 결과는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운영 수익은 94년 4%에서 97년 13%로 증가했고 종업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로 시장점유율을 제고시키면서 비효율적인 업무를 대폭 축소하였다. 최근 IMF관리경제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소규모나마 EBO가 부실기업의 정리방법이나 대기업의 회사 분할을 위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부도직전에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 종업원들이 합의, 임금채권의 출자전환이나 개인 재산 투자를 통해 사업을 인수하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으며 중견 기업이나 대기업의 경우에는 비핵심적 또는 비효율적인 사업부문에 대한 기업분할 차원에서 EBO를 실시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즉 기업의 핵심사업을 명확히 규정하고 그동안 사업 다각화나 사업 계열 통합화를 위해 부가되었던 사업 또는 비핵심적인 사업 및 기능을 대상으로 EBO를 실시하고 있다. EBO가 지니는 효과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유사한 MBO(Management Buyout.경영진 매수)가 새로운 경영진의 의사에의해 고용이 감소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EBO는 종업원 측에는 확실한 고용안정, 경영진에는 보다 유연한 보상체계를 통하여 비용감소라는 양대 효과를 가져온다. 둘째 단순 고용된 상황에서는 쉽지 않았던 종업원들의 주인의식 제고에 의한 동기 유발과 협력으로 생산성 증대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셋째 임금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았던 노사간 이윤공유(profit sharing)의 달성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대형 EBO는 선진화된 종업원지주제도(ESOP.Employee Stock Ownership Plan)를 통한 주식매수에 의해서 가능하였다. ESOP와 같은 "협력경영"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노조와 경영진 양측으로부터의 상당한 양보가 수반돼야 한다. 과거 ESOP에 대해 미국의 철강노조가 반대해왔고 중간 관리층 및 경영진의 저항 역시 컸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한때 유나이티드 항공의 EBO에 대해서 전 크라이슬러 회장 아이아코카(Lee Iacocca)는 "누군지 미쳤다. EBO는 작동될 수 없다. 종업원 혜택과 자본투자라는 선택이 주어질 때 어떤 선택이 이루어질지를 생각해 보라"고 언급하기도하였다. 미국은 74년 ESOP를 입안한 이후 꾸준히 법안을 개정 보완하면서 종업원에 의한 지분 획득 유인방안을 마련해왔다. 이로 인해 종업원이 과반수 이상의 지분을 획득한 대형 회사로는 유나이티드항공(7만5천명의 종업원)외에도 퍼블릭스 슈퍼마켓(6만5천명), 렌터카 서비스 업체인 AVIS(1만2천5백명) 및 철강회사인 Wierton사(6천1백명) 등이 있다. 유럽경제공동체(EEC)의 경우 80년대 초에만 약 1만5천개정도의 종업원지주회사가 있었으며 이들 기업은 50만명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 EBO가 보다 활성화되고 대형화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ESOP의 정착을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과 적극적인 세제 지원이 요구된다. 아울러 경영진과 종업원의 "위험 및 이익공유"라는 의식 변화를 통해 EBO를 고용안정 및 구조조정의 한 대안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 최근 우리나라의 주요 EBO사례 ]] 신규회사 - 멀티캡 분리전 회사 - 현대전자 분야 - PC사업부문 종업원수 - 100 임직원인수에 의한 독립회사 설립 신규회사 - 동양인더스트리 분리전 회사 - 효성T&C 분야 - 플라스틱용기 제작 종업원수 - 23 임직원인수에 의한 독립회사 설립 신규회사 - 로지텍 분리전 회사 - 삼성물산 분야 - 물류업무 종업원수 - 17 임직원인수에 의한 독립회사 설립 신규회사 - 벨로체 분리전 회사 - 대우전자 분야 - 디지털피아노사업 임직원인수에 의한 독립회사 설립 신규회사 - 대신산업 분리전 회사 - 대신산업 분야 - 자동차제어기 및 농기구 부품 종업원수 - 40 경매낙찰방식에 의한 회사 인수 신규회사 - 한빛패션 분리전 회사 - 거평패션 분야 - 속옷사업 일부 종업원수 - 170 화의신청이후 노조측이 일부 설비인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