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휴대폰 '무용지물' .. 조난 야영객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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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로 1백여명이 사망.실종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한 지리산 계곡일대에서 이동전화가 무용지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뱀사골 계곡에서는 휴대폰이 전혀 작동하지않아 피해 더 컸던 것으로나타났다. 지난 1일 새벽 국지적 집중호우로 지리산 계곡에 고립됐던 야영객들은 긴급사태를 119 112등에 알리기위해 휴대전화를 눌러댔으나 통화불능지역이라는안내만 되풀이됐다고 말했다. 뱀사골의 경우 계곡 초입에 위치한 폭포가든 앞까지 하산한 야영객이 유선전화로 위급상황을 처음 신고했다. 이동전화가 불통된 것은 지리산 계곡일대에 기지국이 거의 설치돼 있지 않아이동전화 전파가 닿지 않는 음영지역으로 남아 있었는데 따른 것. 이동전화 기지국은 현재 지리산공원 주요 진입부분에 사업자별로 1개정도씩설치돼있는 정도이다. 이동전화사업자 일부는 평소 등산객이 많지 않은 등산로나 계곡에는 통화량이 적다는 이유로 기지국을 아예 설치하지 않고있다. 특히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1일 새벽에는 야영객이 몰리는 휴가철인데도 이동기지국 마저 거의 배치되지 않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털어놨다. 이와관련 사업자들은 국립공원 그린벨트 군사보호지역 등의 경우 기지국설치에 따른 규제가 매우 까다롭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휴대폰 불통사건은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에따른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투자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기지국 설치를 기피한 이동전화사업자들도 책임을 면키 어렵다. 지리산과 같이 장애물이 많은 곳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기지국을 세워야하는데 평소 통화량이 적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점때문에 기지국 설치를 꺼리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