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면톱] 한은 "대출금리 인위적 인하 반대"

한국은행이 은행대출금리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공개적으로 주장했다. 한은의 이같은 입장은 시장금리에 이어 은행대출금리도 인하시키겠다는 재정경제부의 방침과 배치되는 것이다. 이는 재경부와 한은의 "금리논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한은은 5일 "최근의 은행대출금리 동향에 대하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이 인위적인 은행대출금리인하에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번째는 신용경색을 오히려 심화시킬수 있다는 점. 기업의 신용위험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금리를 인위적으로 인하할 경우 은행의 여신공급이 오히려 위축돼 신용경색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즉 리스크에 따른 가산금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할 경우 은행들이 대출을 기피하는 사례가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번째는 은행의 수지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지연. 한은은 대출금리를 1%포인트 떨어뜨릴 경우 은행들은 연간 2조원의 수지가악화된다고 밝혔다. 상반기에만 6조7천억원의 적자를 낸 상태에서 추가적인 수지악화는 구조조정비용을 증대시켜 원활한 구조조정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시장금리 하락분위기를 시장원리에 따른 자율적인 금리운용관행을 확립하는 계기로 사용해야 한다는게 한은의 입장이다. 기업에 대한 대출위험이 금리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유도함으로써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자금지원이 이뤄질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무리한 대출금리인하보다는 금융중개기능회복을 통한 자금배분이 더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한은은 바람직한 프라임레이트 수준까지 제시했다. 프라임레이트가 무위험자산인 국채 유통수익률보다 낮아져서는 안된다는게 그것이다. 현재 은행프라임레이트는 연 10.5% 수준. 지난 4일 현재 국민주택채권(1종) 유통수익률 연 11.3%보다 낮은 상황이다. 한은은 특히 대부분 국가의 프라임레이트는 회사채수익률보다 높다는 점까지 예시했다. 실제 미국의 프라임레이트는 연 8.5%로 시장금리(6.8%)보다 1.7%포인트 높은 상태다. 은행대출은 금융중개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라는게 한은의 설명이다. 현재 회사채수익률이 연 11%에 진입했다고 무리하게 프라임레이트인하를 독촉하면 곤란하다고 한은은 주장했다. 은행들도 한은의 이같은 입장에 전폭적인 동의를 표하고 있다. 이에비해 재경부는 시장금리하락 분위기를 대출금리인하로 몰고간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어떡하든 금리를 떨어뜨려야만 기업의 금융비용부담을 경감시킬수 있고,그래야만 파탄상태에 빠진 실물경제를 되살릴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이에 자극받은 조흥은행과 산업은행은 프라임레이트를 0.25-0.5%포인트 이미 인하했다. 재경부와 한은의 "금리논쟁"이 어떻게 결론날지 주목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