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 '집을 잃고'

안득광하천만간 대비천하한사구환안 풍우부동안여산 어떻게 하면 천만 칸 넓은 집 지어, 이 세상 추위에 떠는 사람 몽땅 감싸 환한 얼굴로 함께 지내며, 모진 비바람에 태산처럼 끄덕도 하지않을 수 있을까.---------------------------------------------------------------------- 성당때의 대시인 두보가 "초가집이 가을바람에 날려 부숴진 것을 노래함"(아옥위 추풍 소파가)이라는 제목의 시에서 한 말이다. 비바람에 그의 집 띠지붕이 몽땅 날아가 버리고 비 새는 방에서 밤새 추위에 떨다가 문득 자기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생각하며 읊은시이다. 두보는 이 시의 마지막에서 "이러한 집이 눈앞에 우뚝 보이는 날, 내집이 부서지고 내가 얼어 죽는다 하여도 나는 좋겠네."라고 말한다. 전국적으로 비로 인한 재해가 크다. 다함께 두보의 마음을 배워야 할 때인 것 같다. 이병한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