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경제발전의 양축 .. 김성무 <태평양생명 사장>

개인의 자율성을 강조한 애덤스미스의 "국부론"과 국가권력에 의한 통제 필요성을 제기한 토머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은 자본주의 경제운영에 대한 재미있는 의견을 보여주고 있다. "국부론"에서는 "자본을 추진하고 운영하는 일에서 국가가 지시하고 감독하는 것은 거의 모든 경우에 전혀 쓸모없거나 오히려 해로운 규제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고, "리바이어던"에서는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국가의 구속아래 살아가고 자기 자신에게 제약과 통제를 가하는 것에 동의하는 것이 전쟁상태로부터 탈출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의 견해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들의 논거가 인간의 본성에 놓여있음을알수 있다. 즉 인간을 믿을수 있는 존재로 보느냐,믿지 못할 존재로 보느냐에 따라 경제활동을 전적으로 그들에게 맡기느냐 아니면 그들에게 제약과 통제를 가하느냐의 의견으로 양분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동양의 성선설과 성약설을 경제논리에 대입시켜 놓은 것 같은 인상을준다. 그후 인간본성의 양면성을 인정하면서 서로 극단으로 치우치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자유로운 시장경제속에서 국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김으로써 그 절충안이 나왔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수많은 나라들이 계획과통제를 가미한 수정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경제발전에 있어 국가의 지나친 규제는 시장경제의 자율성을 해치고 규제를무시한 채 시장경제의 자율성만을 강조하면 방임으로 치우칠 수 있기 때문에 규제와 자율의 적절한 조화를 꾀했던 것이다. 한때 국운상승기라고 일컫던 80년대에는 주가가 1,000포인트 이상으로 치솟고 소비가 최고의 미덕으로 치부됐다. 선진국 문턱에 진입했다고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을때 미국의 일부 소형은행들이 파산으로 문을 닫았으나 우리는 미국같은 선진국에서 은행이 붕괴될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 당시 미국은행 붕괴에 대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였더라면 시장경제원리를 조금이나마 일찍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는 개인적인 책임의식이다. 즉 스스로 선택하고 이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짊어짐을 뜻한다. 책임이라는 중압감을 가질때만 사람들은 신중히 행동하게 될 것이다. 2년전에 뉴스위크 잡지는 부패에 관한 특집에서 이렇게 결론내린 적이 있다. "정부의 간섭을 줄인다는 것은 필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않다. 시민의 도덕심을 키우는 일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한 나라의 경제발전은 앞을 내다보고 준비하는 국가적 안목과 개개인의 책임있는 경제활동이 어우러지는 곳에서 시작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