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일자) 위안화 절하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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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아시아통화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양쯔강 대홍수로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가 임박했다는 설이 나도는 가운데 미국 헤지펀드 등 국제투기자본들이 홍콩달러화 투매에 나섰고, 일본 엔화도 뉴욕시장에서 달러당 1백46엔대로 급락했다. 상하이암달러시장에서도 중국 위안화는 급락세를 나타내고있고, 30%정도 대폭 절하될 것이라는 설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중국 및 홍콩당국이 자국통화방어를 포기한 조짐은 아직까지는 없다.홍콩은 은행간금리를 인상하고 보유달러를 풀어 현행 달러페그환율제를 지키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홍콩의 달러페그환율제도가 무너지고 위안화가 절하된다면 동남아 화교경제권이 궤멸적인 타격을 입을게 분명하고,그 파장은 결국 중국경제에도 또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중국당국의 조치는 당연하다. 그러나 최근들어 위안화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있는 것은 따지고 보면 순리다. 홍콩과 중국을 합친 2천5백억달러의 엄청난 보유고가 그동안 안전판이 돼왔지만 홍콩 성장률이 올들어 마이너스로 떨어지고 중국 수출도 2.4분기이후 작년수준을 밑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양쯔강 대홍수가 겹쳤고 보면 약삭빠른 국제투기자본들이 뛰어들 여건은 무르익었다고 하겠다. 엔화의 지속적인 약세는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중국 위안화절하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할만 하다. 하시모토 전 일본총리의 방중때도 중국관계자들은 이점을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엔화시세는 오부치내각이 일본경제회복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못한데 따른 실망감등이 겹쳐 최근들어 급락세를 면치못하는 상황이고, 심한 경우 달러당 1백60엔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방조차 나오고있는 국면이다. 만약 위안화가 절하되고 엔화가 달러당 1백50엔대이하로 추락한다면 또한차례 아시아통화위기가 빚어지는 것은 아마도 불가피할 것이다. 우리 수출도 결정적인 타격을 입을 우려가 짙다. 그렇지않아도 아시아지역에 대한 수출감소로 벌써 몇달째 전체수출이 작년실적에도 못미치고 있는 국면이고 보면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은의 달러매입을 늘려 원화절하를 유도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일것이다. 위안화절하설에 관계없이,원화의 비정상적인 고평가를 시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96년말을 기준으로 보면 원화는 경쟁국 통화인 엔이나 뉴타이완달러에 비해 훨씬 고평가 돼있다. 위안화절하가 현실화할 경우 아시아전역, 나아가서는 전세계 외환시장이 요동을 칠 가능성이 없지않다고 보면 외환보유고확대가 긴요하다. 국내외환시장에서 한은의 매입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과도한 달러유입을 막기위해 유보키로했던 외평채발행 공기업해외차입등도 재고하는것이 옳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