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존 러더피오드 <무디스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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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으론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서울에 온 미국의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 무디스의 존 러더피오드(John Rutherfurd Jr.) 사장은 10일 합작계약식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경제의 장래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시스템 등이 아직 불안정해 신용등급의 상향조정은 당분간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한국에 대한 신용등급 조정은 언제쯤 이뤄지는가. "한국은 외환보유고가 높아지고 금융.기업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진행상황을 검토중이나 앞으로 얼마나 많은 계기들이 있을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아시아와 세계경제와 연관지어 분석해야 하는데 당분간 올릴 가능성은 없다. 다만 평가작업을 진행중인 예금의 안전성(bank deposit)에 대해서는 상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퇴출은행을 인수한 5개 은행에 대해서는 나중에 등급이 하향조정될 수 있다는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올려놓기는 했다. 부실자산에 대해 정부가 모두 보전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의 구조조정에 대한 평가는. "기본적으로 경제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는데 신뢰하고 있다. 특히 무수익여신을 없애는 것은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 재벌 등 기업구조조정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으나 아직은 구체적으로 평가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한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는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콩달러나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가능성이 한국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가. "당장 홍콩달러나 중국 위안화가 평가절하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여러가지 변수를 감안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 하향조정할 가능성은 있다. 아시아 특히 일본과 중국의 불안정성이 증가하고 있기는 하다. 미국이나 유럽이 아시아의 위기를 흡수해야하는데 쉽지 않다. 미국은 라틴아메리카의 문제가 있고 유럽은 러시아가 불안요인으로 자리잡고있다. 이 때문에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국가들은 하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에 대해서도 부정적 관찰대상에 포함시켰는데 아무런 조치도 계획하지 않는 S&P와는 견해가 다르다. 아시아 각국으로부터 무디스의 평가가 세계적 관점에 치우쳐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일본은 소수 정부인사의 의사결정으로 정책을 집행하는데 취약점이 있다. 국내수요는 침체하고 외국인 투자유치는 미흡하다. 디플레(자산가치 하락)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쉽게 등급조정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완벽한 분석이 이뤄지기 전에는 부정적 감시대상으로 올려놓지는 않을 것이다. S&P와 견해가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각자의 평가방법이 있고 각자의 의견이 있는 것이다. 무디스는 양질의 평가인력을 보유하고 가능한한 완벽한 분석을 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기록들은 무디스 평가의 우수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완전한 분석이 이뤼지지 않았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 한국신용평가와의 합작이 갖는 의미는. "한국신용평가의 평가능력이 높아져 한국의 투자자 금융기관 회사채발행기업등 모두에게 양질의 평가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동시에 무디스로서도 한국내부의 깊이있는 정보를 더 많이 얻어 평가능력이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경제가 보다 체계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한국도 장기적으로 꾸준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