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와사람, 냉각캔 기술 수출] '어떤 회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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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6년 군자산업을 인수했을 당시 권성문 사장은 첨단 아이템으로 승부, 앞으로 3년내 3천억원의 매출을 장담했다. 미래와사람의 이번 대규모 기술수출은 한마디로 권 사장의 "벤처"정신이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M&A 대표로서 인수합병의 귀재로 일컬어지는 권 사장은 96년 11월 스웨터 니트 제조 상장기업이었던 군자산업, 지난해 컴퓨터부품 유통업체인 엠에스테크를 흡수했다. 그는 재무구조가 탄탄한 군자산업을 인수한후 상호를 미래와사람으로 변경, 기업을 대변신시켰다. 보수적 섬유업체에서 벤처아이템 개발을 통한 중견 벤처기업으로 탈바꿈시킨 것. 수십억원을 투입해 냉각캔 사업을 시작, 지난 2월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 아이디어 상품이 빛을 보기까지는 권 사장과 연구개발진 2명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이회사 부회장인 김호균(44)씨. 김 부회장은 18년전부터 음료수 캔에 냉매를 붙이는 방식의 캔 구조를 현실화시키는 작업을 해왔다. 그러나 음료수를 차갑게 할 냉매를 구하지 못해 상용화를 실현시킬수 없었다. 당시만 해도 냉각효과가 우수하면서도 인체에 무해한 성분의 냉매가 세상에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김 부회장은 수소문 끝에 96년 신냉매를 개발중이던 냉매제조 권위자 오석재(44) 기술고문과 합류하게 됐다. 이후 냉각캔의 개발은 급진전됐다. 그러나 이내 개발자금이 바닥나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군자산업 인수후 새로운 사업을 찾던 권 사장이 두 개발자를 영입, 이 기술이 살아나게 됐던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원격교육 및 시스템통합회사로 미래넷을 새로 설립했다. 권 사장은 또 2백억원을 투자해 패션유통업에 진출하려는 준비작업을 벌이다 내수시장의 불투명성을 예감하고 곧바로 백지화하는 과감성도 보였다. 미래와사람은 현재 도미니카 온두라스 및 중국 현지법인에서 스웨터 니트셔츠 및 원단을 생산해 전량 수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일산에 생활용품 전문점 "생활속의 향기"를 세워 일부 내수도 전개하고 있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매출은 5백87억원으로 지난해(2백10억원)보다 2.8배 늘어났고 지난해 적자에서 49억원의 흑자로 전환됐다. 냉각캔 외에 첨단 특허기술 품목을 10여개 확보하고 있어 이번 수출건과 같이 대형 수주가 이뤄질 경우 이회사는 늦깎이 벤처기업으로서 새롭게 조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