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잔치' 수출지원속 무역환경 급속악화..채산성 악화 증가

수출지원책에 대한 "토론"은 무성한데 "결론"은 없는 상태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 업계의 강력한 요구에 정책당국은 언제난 "말만 듣는 선"에서 실질적인 지원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이뤄지지 않는 구두선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수출지원책에 대한 부처간 이견도 커 정책이 나와도 빛을 보지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는 사이에 엔-달러환율은 1백47엔을 넘어서는 등 엔화가치가 계속 하락, 우리나라 수출경쟁력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 수출업체들은 운송료인상과 컨테이너확보난으로 수출성수기인 9월말께부터일부 항로에서 ''대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수출환경의 악화때문에 지난 8월중 작년 동월 대비 13.7%가량 급감한 수출은 이달들어서도 두자리수 감소가 이어지는 등 정부나 업계가 내세우는 "수출입국"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수출지원책에 대한 부처별 입장차이는 대기업무역금융지원여부에서 잘 드러난다. 11일 열린 경제차관간담회에서도 대기업 무역금융허용문제를 놓고 치열한 논란이 벌어졌다. 산자부와 업계는 수출을 살리기 위해선 대기업에 대한 무역금융을 지원해야한다고 주장한 반면 재경부와 한은은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어 "불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유'' 가운데는 물론 "단골손님"인 세계무역기구(WTO)위반이라는 설명이 겯들여졌다. 그러나 업계는 대기업에 대한 무역금융지원없이 감소하는 수출을 돌려놓을 방법이 없다는 주장이다. 전체의 65%를 차지하는 대기업수출이 올 상반기 11.7%가량 감소한게 수출감소의 직접적인 요인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3개월간 끌어온 이 문제를 13일 다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어 결론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대기업 환어음(DA)매입지원에 대한 논란도 끝이 없다. 산자부는 자동차 등의 수출이 되살아나기 위해선 은행이 대기업의 환어음을원활하게 매입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주)대우 등이 DA방식으로 외상수출한 후 할인을 받지 못한 금액은 수억달러를 넘는다. 그만큼 자금난이 커질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재경부 및 한은은 줄곧 고개를 가로젖는다. 수출기반은 무너지는데 끝없는 "토의"와 "검토"가 반복되고 있다는 얘기다. 수출위축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며 자민련도 업계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정부관계자와 함께 무역센터를 찾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다. 지원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거센 요구와 이에 대한 정책반영을 고려하겠다는도식적이고 형식적인 응답만 오갔을 뿐이다. 예컨대 중앙은행의 개입을 통해서라도 적정환율(1천4백원수준)을 유지하고 대기업무역금융을 허용해달라는 업계의 건의에 정덕구 재경부차관은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출연확대와 업체당 보증한도를 확대하겠다는 원칙론만되풀이했다. 신원식 무협상무는 "수출지원은 적기에 이뤄져야 효과를 볼수 있는 만큼 정부 모든 부처가 한마음으로 수출지원책을 내놓는다는 자세로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