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발 아시아위기' 개도국 신음] (말레이시아) 정권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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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아시아국가들이 차례로 쓰러질 때는 힘겹게 외환위기를 모면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악화일로다. 최근들어 링기트화와 주가가 연일 폭락세를 거듭하고 있고 경제성장률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최근에는 마하티르 수상의 정치적 위상까지 흔들리는 양상이다. 자칫 인도네시아와 수하르토의 재판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링기트화 동향을 보면 이런 상황은 분명해진다. 링기트화는 지난 연말 달러당 2.53링기트에서 계속 하락세를 보인 끝에 이달초 4.0링기트를 돌파했고 11일엔 달러당 4.3링기트선까지 주저앉았다. 올들어서만 40%나 절하된 것이다. 주가 역시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달들어서 매일 2%안팎의 하락세가 이어져 334포인트까지 무너져있다. 말레이시아 증시주가는 지난 3월만 해도 7백포인트선이었다. 반토막이 되어버린 것이다. 실물 경제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8%선의 성장률을 계속해왔던 경제성장률은 올해는 마이너스 5%로 추락할 것이 확실시 된다. 인플레율은 지난해 3%에서 7%까지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전망치들은 다른 곳도 아닌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인 네가라은행의 분석결과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주에 이어 10일에도 금리를 다시 0.5%포인트 인하하는등 경기부양을 통한 정면돌파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인하는 링기트화 약세등 부작용을 불러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의 마지막 장기집권자 마하티르 총리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10일의 금리인하 조치도 오는 2000년으로 예정돼 있는 총선을 앞당기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말엔 일부 지방에서 폭동이 발생했다는 풍문도 나돌고 있어 정국도 점차 수렁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