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합병은행 이름논란 유감

"합병은행이름은 하나은행이 아니면 안됩니다. 정 안되면 여론조사를 해보면 될 것 아닙니까" 보람은행과 합병협상중인 하나은행쪽 얘기다. 합병을 선언한 상업 한일은행이 당분간 "상업한일은행"으로 하고 새 은행이름은 공모키로 어렵지 않게 합의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런 하나은행의 "제안"은 타당한 면도 있다. 객관적으로 하나가 보람보다 좀 나은 편이기 때문이다. 업무이익 순이익 자산 자기자본 총수신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 등 웬만한 지표에서 하나가 앞선다. 이름뿐 아니라 감원규모나 경영진구성에서 하나가 우위를 주장할만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차이가 그리 큰 것은 아니다. 외국은행들에 비하면 "도토리 키재기"수준이다. 일례로 흔히 은행서열을 따질 때 보는 총자산은 하나가 23조원, 보람이 17조원정도로 세계 1백대은행안에 끼이지 못하는 조흥 상업 한일 외환 등 국내대형은행의 절반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굳이 차이가 있다고해도 하나가 보람을 완전 제압할 정도로 절대적 우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우위를 인정해 이름은 "하나보람은행"정도가 제격이라는 게 금융계 일반의 시각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충청은행을 자산부채인수방식으로 떠안으면서 지역정서를 감안한듯 "충청하나은행"이라는 말을 은행이름처럼 쓰고 있다. 그들 말대로 포용해야 하나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두 은행의 이번 논란이 합병후에는 더이상 분쟁거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허귀식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