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케이스 스터디) 독일 초우량 중소기업군단 (하)

유필화 지금까지 우리는 "숨은 챔피언들"의 전략적인 특징을 살펴보았다. 끝으로 겉에 나타난 이들의 이러한 강점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역시 사람이다. 즉 종업원들은 회사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충성심을 갖고 있으며 경영자는 비전과 카리스마적 권위를 갖고 있다. 회사내부의 갈등은 대기업에 비해 훨씬 적으며 임직원들은 튼튼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있다. 이들의 이러한 독특한 기업문화는 빼놓을수 없는 중요한 성공요인이다. 그런데 장기적으로 볼때 숨은 챔피언들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도 역시 사람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급성장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필요로 하는데 안에서는 경영진을 키울 여유가 없고 밖에서 오는 사람은 회사에 들어와서 그 독특한 기업문화에 적응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숨은 챔피언들이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는 것은 그들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증거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따라서 그들에게서 무언가 배운다는 것은 창피한 것이 아니고 좋은 기회로 보아야 한다. 그러면 이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물론 우리는 여러가지 여건이 독일과 다르므로 이들의 전략을 생각없이 그대로 모방하면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기업들은 아래의 내용을 염두에 두고 경영에 참조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숨은 챔피언들을 힘을 분산하지 않고 집중한다. -고객들의 뜻에 맞춰 일을 함으로써 품질.서비스.고객지향정신 등의 면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한다. -기술과 시장을 똑같이 비중있게 다룸으로써 내적인 기술잠재력이 고객의 취향에 맞는 제품으로 연결된다. -이들은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고객과 늘 가까이 있으려고 하며 따라서 전세계에서 장사를 한다. -숨은 챔피언들은 마케팅전문가는 아니지만 고객전문가이며 따라서 고객들과 더 가깝고 그들을 더 잘 안다. -이들은 자신들의 힘과 지식을 믿으며 남의 힘을 빌리거나 다른 회사의 협조하는 것을 꺼린다. -이들은 매우 독특한 기업문화와 강한(최고)경영자를 갖고 있으며 종업원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남달리 강하다. 반면에 경영진의 육성문제가 장기적으로 성장의 재약요인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보았다시피 숨은 챔피언들의 경영방식은 현대의 경영학 특히 미국의 경영학이 가르치는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길을 가고 있으며 품질.서비스.혁신 등의 근본원칙을 다른 회사들보다 더 철저히 실행하고 있다. 근본원칙의 철저한 실행, 좋은 경영이란 바로 이것이 아닐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