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윤재의 돈과 법률] (57) '근로계약 갱신'

취직을 하게 되면 스스로 회사를 그만두거나 또는 회사에서 정당하게 해고당할때까지 회사를 다니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다보면 정리해고니 명예퇴직이니 해서 뜻하지 않게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생겨서 당황하게 됩니다. 그런데 간혹 보면 취직을 할 때, 애초부터 취업기간을 정해서 취직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학원입니다. 학원을 보면 강사들을 고용할 때, 계약기간을 정하지 않고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계약기간을 6개월이나 1년으로 정한 뒤에 계약기간이 끝나면 다시 연장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고용기간을 계속해 갑니다. 어느 학원에서 외국어 강사로 근무하는 안씨는 처음에 학원에 취직을 할 때부터 6개월 단위로 계약을 한 후에 이를 연장해 왔는데, 이런 방식으로 지금까지 약 4년 동안 한 학원에서 영어강사를 해 왔습니다. 안씨의 생각으로는 학원 주인이 강사들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을 생각으로 이렇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대신 매월 받아가는 돈이 많기 때문에이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고 지금까지 지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경기가 안좋아서 외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의 수가 많이 줄어들자, 학원 주인이 강사들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됐고, 그 와중에 안씨의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학원에서는 안씨에게 학원 사정을 설명하면서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없다고하면서 학원을 그만 둬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안씨는 일정한 취업기간을 정해서 학원과 계약을 해 오기는 했지만 그래도계속 계약을 연장해 왔는데, 이제 와서 계약을 할수 없다는 학원의 통보가 너무 야속해서 이런 경우에 자신이 주장할 수 있는 권리는 없는지 물어오셨습니다. 안씨와 같은 경우에는 비록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계약을 해왔지만 이런 단기간의 계약이 계속 연장되어 왔기 때문에 안씨와 학원간에는 별다른 하자가 없는 한 안씨가 계속 근무를 할수 있다는 기대관계가 생겼다고 볼수있습니다. 일단 이런 기대관계가 생긴 이상 학원이 계약갱신을 거부할 만한 정당한 사유없이 일방적으로 계약갱신을 거부할 수는 없는 거고 만일 학원이 정당한사유없이 계약연장을 거부했다면 이런 행위는 정당한 사유없이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무효라고 봐야 합니다. 안씨와 같은 경우, 학원이 수강생 격감으로 인해서 안씨와 계약을 할수 없다는 것이기 때문에, 일종의 정리해고에 해당될 수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원 주장과 같이 학원의 경제사정이 악화돼서 계약을 할수없는 거라면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이 되고, 그 반대로 학원의 경제사정이 별로 나빠진 것이 아니라면 정당한 사유없이 안씨와 계약을 하지 않는 것이돼서 그런 학원의 행위는 무효니까 해고무효확인소송을 내면 학원에 복직할수 있겠습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