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응징' 세계경제 '요지부동'..달러 등 '반짝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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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아프가니스탄과 수단 폭격은 이전과는 달리 국제 금융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20일 폭격사실이 발표된 직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잠시 오르긴 했지만 곧 하락세로 돌아섰다. 일본 엔화에 대한 달러화 종가는 1백43.14엔을 기록, 전날보다 1엔가량 떨어졌다. 국제 위기때마다 오르던 달러화가 내림세로 마감된 것은 이번 폭격이 세계 경제에 아무런 충격도 주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비록 뉴욕 증시의 주가는 약 1%가량 떨어졌지만 이는 러시아 금융위기와 지속되고 있는 아시아 경제침체 때문이었다. 원유와 금 값도 폭격직후 소폭 뛰긴 했으나 역시 내림세로 끝났다. 월가의 금융 전문가들은 "이번 폭격이 세계 경제와는 무관한 일회성 정치 사건에 불과하다"는 것을 뜻한다며 파장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폭격에 대한 국내외 반응은 엇갈렸다. 미 언론들은 "폭격이 하필이면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궁지에 몰렸을 때 단행됐는지 그 타이밍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섹스스캔들의 "국면 전환용"으로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깅 리치 미 하원의장은 "이번 공습은 적절한 결정"이라고 지지했다. 해외에서는 영국과 독일 등 서방국들이 미국조치를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헬무트 콜 독일총리는 "테러 행위에 대한 적절한 응징"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또 호주 존 하워드 총리와 돈 매키논 뉴질랜드 외무장관도 역시 성명을 내고 미국에 대한 지지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중국은 21일 폭격후 첫 반응으로 미 대사관의 폭탄테러 사건이 유엔과 국제법을 통해 다뤄져야 할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미국을 비난했다. 옐친 러시아 대통령도 사전 통보없이 행해진 미국의 공습에 대해 격앙했지만양국 관계를 고려, 직접적인 논평은 피했다. 이라크 등 아랍 연맹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은 미국 조치를 강력히 비난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