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6개월/구조조정] 명암 : '빛보는 업종들'

세계적인 전략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한국지사의 이송우 컨설턴트. 팀 리더이기도 한 그는 요즘 입사이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전 9시 출근, 밤12시 퇴근은 기본이다. 새벽 3시에 퇴근하는 날이 1주일에 2~3번이다. 현재 그가 관여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5개. 고객기업들과 상담하랴, 프로젝트 내부회의하랴, 하루가 25시간이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BCG의 다른 컨설턴트들도 모두 마찬가지다. BCG 한국지사는 지난 94년 사무소 개설이후 매년 1백%의 고속성장을 지속해왔지만 요즘은 특히 일이 많다. 컨설턴트들이 꼬박 밤을 새는 일도 다반사다. 60여명의 BCG인원은 풀가동상태. 바로 "구조조정 특수"덕분이다. IMF시대라고 쓰러지는 기업들만 있는건 아니다. 구조조정 특수를 누리는 업종도 적지 않다. 컨설팅, M&A중개, 아웃소싱관련업체 등이 바로 구조조정의 명을 대표하는 업체들. 컨설팅업계에는 지난 3월이후 기업과 금융권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평균 30%정도 자문의뢰가 늘었다. 의뢰가 가장 많이 늘어난 분야는 전략컨설팅분야. 현재 국내에서 활동중인 외국계 전략 컨설팅업체는 6~7개정도다. 매킨지, 보스턴, 베인&Co ,ADL, AT커니, 부즈앨런&해밀턴, 모니터 등이 대표적이다.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 아더앤더슨 등 회계법인 출신의 외국계 컨설팅업체들도 은행실사 작업에다 기업구조조정 컨설팅이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다. 구조조정과 관련, 기업의 최대 관심사는 외자유치. 덕분에 M&A(기업 인수합병)관련업종도 IMF특수를 맞았다. 로펌(법률사무소) 회계법인 M&A중개업체 등에는 기업을 팔려는 한국업체와 투자하려는 외국투자자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이에따라 M&A관련 업체들은 전문가 채용을 늘리느라 부산하다. 세동회계법인은 동서증권 M&A팀장을 영입하는 등 M&A담당자를 3명에서 6명으로 보강했다. 코미트M&A도 최근 사무실을 여의도에서 강남으로 옮기고 사무실규모와 인력을 두배로 늘렸다. 세종M&A는 외국인 M&A전문가를 특채했으며 대우증권도 M&A팀을 6명에서 10명으로 강화했다. M&A중개업체들도 크게 늘었다. 현재 M&A전문 중개업체들은 약 50~60개. 지난해말보다 20여개나 늘어난 수치다. 아웃소싱도 빼놓을수 없는 구조조정 수혜업종. 기업들이 슬림화를 추진하면서 비핵심업무를 떼어 외부에 맡기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전산 홍보대행 인재파견업체 등이 대표적인 아웃소싱기업들. 이중 가장 짭짤한 재미를 보는 곳이 전산업계다. 삼성 SDS는 최근 스웨덴 볼보의 한국지사인 볼보 중장비코리아, 미국 클라크의 한국법인 클라크 머티리얼 핸들링 아시아와 3년간 전산업무 대행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은 총3천만달러. 쌍용정보통신도 P&G코리아로부터 전산업무 대행의뢰를 따냈다. 이밖에 한국IBM과 한국HP 한국후지쯔 등도 대표적인 전산업무 아웃소싱업체들. 이들은 10~30명의 전산업무대행팀을 구성, 기업들을 대상으로 열띤 수주전을벌이고 있다. 인재파견업은 구조조정 덕분에 생겨난 신종비즈니스. 기업들에 임시직 직원들을 공급해주는 이 업종은 그동안 국내에서는 영업이 금지됐다가 지난 7월부터 허용됐다. 기업들도 인건비절감 등을 위해 정규직원을 감원하고 임시직을 고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발맞춰 세계적인 인재파견업체들도 국내에 진출하는 등 시장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일본 최대의 근로자 파견업체인 파소나는 20억원을 투자, 파소나 코리아를 설립하고 영업에 들어갔다. 세계 최대의 인재파견업체인 미국의 맨파워도 국내에 진출하기 위해 시장조사중이며 세계 빅5업체인 프랑스-스위스 합작회사 아데코, 미국 켈리등도 국내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건물 경비를 전문으로 대행해주는 시큐리티업체도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최대의 시큐리티업체인 에스원과 2위의 캡스는 IMF 불황한파속에서도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홍보대행업계도 바빠졌다. 메리트커뮤니케이션스, KPR, 에델만코리아, 커뮤니케이션스 코리아,인컴기획 등에는 외국회사들로부터 홍보관련 업무주문이 늘었다. 특히 외국기업에 대한 여론이 호의적으로 반전된 요즘 분위기를 계기로 기업이미지 홍보를 강화하려는 외국업체들의 니즈에 맞춰 홍보컨설팅쪽으로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메리트 커뮤니케이션스는 마케팅과 경영자문, 에델만코리아는 국내기업의 인수합병업무, 커뮤니케이션스 코리아는 인터넷시대에 부응하는 컨설팅에 주력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