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경기부양 위한 감세 문제없나 .. 이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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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섭 최근 경기부양의 필요성이 적극 논의되면서 세출 증가를 통한 경기 부양보다는 부가세등 소비세 인하를 통해 소비를 진작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구조조정과정에서 설비투자의 확대는 기대하기 어렵고 감세를 통한 소비 진작이 경기침체의 탈출구라는 논리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 경제상황에서 부가가치세의 감세보다는 SOC투자, 사회안전망 확대와 같은 세출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이 더 효과적이고 바람직하다. 첫째 현재의 위급한 경기상황과 어려운 재정여건을 고려할 때 경기부양정책수단의 선정에 있어 고려돼야 할 가장 중요한 사항 중의 하나는 정책효과의 확실성이다. 재정지출의 증가는 직접적으로 수요를 증가시켜 불확실성이 적다. 감세조치는 가처분소득의 증가를 통해 간접적으로 수요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특히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현재의 상황에서 그 효과가 불확실하다. 현재의 극심한 소비 위축이 구조조정과정에서 유발되는 대량실업과 그로 인한 고용불안 등 전반적인 거시경제상황의 불확실성에 기초하고 있어 감세조치를 통한 가처분소득의 증가가 소비의 증가보다는 예비적 목적의 저축증가로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 경쟁적 요소가 취약한 우리나라의 유통구조하에서 부가세의 감세가 가격하락으로 이루어진다고 기대하기 어렵다. 감세가 소비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이는 경기부양의 효과없이 세수 감소를 통한 재정적자의 증가를 야기시켜 경제여건을 더욱 어렵게 만들 위험이 있다. 둘째 정책효과의 시차성에서도 재정지출의 증가는 직접적인 수요 진작을 통해 즉각적인 효과를 갖는 반면 감세를 통한 수요 증가는 그 파급경로가 우회적이다. 따라서 정책효과의 시차성이 더 크다. 셋째 SOC투자는 공공설비를 증가시켜 민간투자의 감소로 인한 경제생산능력의 감소를 상쇄시켜주고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강화시켜주며 또한 직접적으로 민간투자를 촉진시킬 수 있다. 물류비 감소등 공급부문의 효과를 통해 물가의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반면 감세를 통한 경기부양은 소비재의 수요증가를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그 효과가 일시적이다. 실업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와 그로 인한 사회적 불안및 소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사회안전망 구축의 확대는 계량화할 수 없는 단순한 경기부양효과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넷째 세율의 변동은 조세행정비용을 유발하고 소득의 불확실성을 높여 의사결정을 어렵게 하는 등 높은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 따라서 경기변동시 일반적으로 재정지출의 변화와 국채발행의 조절을 통해 세율을 안정화하고 경기변동을 완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 경기 순응적 세출정책의 관행을 고려할때 현재의 지나친 세출수요 억제는 경기회복기에 일시에 표출돼 경기를 과열시킬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적절한 세출의 유지는 바람직하다. 다섯째 세출정책은 조세정책에 비해 정책수행이 신축적이고 선별적일 수 있으며 정책의 방향을 전환시키기가 용이하다. 현실적으로 부가세의 인하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으나 국민들이 조세저항과 정치적 이해관계 등으로 인해 한번 내려간 세율을 다시 인상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여섯째 산적해 있는 막대한 재정수요와 경기침체, 저성장 시대로의 돌입으로 인한 세수감소로 급격히 악화된 재정여건하에서 중.장기적인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수확보와 세입기반 확충이 불가피하다. 단일세목으로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가가치세의 감세는 재정수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수의 확보, 세무행정, 탈루소득의 과세, 자원의 효율적 배분, 건전한 소비풍토의 조성 등 여러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부가가치세율의인상이 바람직하다. 반면 SOC투자는 국가경쟁력의 강화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필요함을 고려할 때 단기적 재정여건의 악화를 우려한 SOC투자의 지나친 일시적 감축은계획의 수정으로 인해 비용을 증가시키고 장기적으로 정부의 부담을 오히려 늘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