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폭력의 변화 .. 심영희 한양대 교수, '시대별 분석'

지난 30여년간 한국의 성폭력은 섹스관광 등 집단적 형태에서 강간 등 개별적 형태를 거쳐 성희롱과 같은 미묘한 유형으로 변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양대 사회학과 심영희교수는 27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12회 세계범죄학대회에서 "한국 성폭력의 변화"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논문에 따르면 근대화 초기인 70년~80년대 후반까지 성폭력은 산업화 수단이자 결과로써 섹스관광과 같은 집단적인 형태로 나타났으나 "정절 이데올로기"로 인한 신고기피로 사회문제화 되지는 않았다. 근대화 완숙단계인 80년~90년대 초반에는 강간 등 개별화된 성폭력형태가 본격적으로 출현했고 근대화에 따른 병리적 현상으로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 기간중 성폭력에 대한 설문조사 보도와 여성운동 등으로 성폭력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피해신고도 크게 늘어났다. 근대화의 병폐가 위험수준에 이른 90년대 초반 이후의 성폭력은 직장내 성희롱과 이성을 따라 다니면서 정신적, 신체적으로 괴롭히는 "스토킹(stalking)" 등 보다 미묘한 유형으로 변화됐다. 심교수는 성폭력 근절을 위해서는 근대화과정에서 나타난 남녀 불평등과 가부장적 가족제도 등 각종 불평등을 해소하고 여성운동과 교육 등을 통해 성폭력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