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대만, 투기세력과 '일전' .. 선물증거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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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각국 정부가 잇따라 헤지펀드들과의 전면전을 선언하고 나섰다. 홍콩정부는 지난 28일 주식 선물거래에 대한 각종 규제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헤지펀드들과 치열한 공방전을 벌여 온 홍콩 정부가 이제 행정 규제라는 방법으로 투기 자본에 대응하고 나선 것. 중국정부도 헤지펀드의 투기활동을 강력히 비난하고 홍콩정부의 요청이있을 경우 대규모 외환보유고를 풀어 홍콩의 증시개입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이날 대만정부도 그동안 암묵적으로 묵인해 왔던 해외 헤지펀드의 불법 거래를 규제하는 조치들을 들고 나와 주목을 끌었다. 홍콩정부는 이날 헤지펀드 등 "큰손"들이 주식 선물시장을 좌지우지 할수 없도록 손발을 묶는 강력한 조치들을 발표했다. 1만 계약이상을 매매하는 투자자들에게 부과하는 증거금율을 1일부터 1백50% 인상하고 거래 보고 의무를 최저 5백건에서 2백50건으로 조정한 것 등이 이런 조치의 내용이다. 또 선물 계약보유자의 명단을 제출토록해 정부가 헤지펀드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체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홍콩 당국은 헤지펀드들이 지수 선물을 팔아치우면서 현물시장 가격을 떨어뜨린다고 의심해왔던 터였다. 따라서 증거금을 올리고 매매내역을 공개시키면 아무래도 투기적 매매를 자제시킬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사실 홍콩 정부는 주식시장을 떠받히기 위해 현물시장에 개입하면서 지나친 출혈을 해왔다. 지난달 14일 시장에 개입한 이후 2주 동안은 외환보유고(9백65억달러)의 13%를 주식 매수에 쏟아부었다. 지난 28일에는 하루동안에만도 무려 7억달러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물론 6천6백선까지 떨어졌던 항셍 지수를 17.55% 정도 끌어 올렸다. 그러나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증시개입으로 금융자유센터인 홍콩의 이미지가 망가졌다"거나 "헤지펀드에두손 들고 결국엔 페그제도 무너질 것"이라는 등의 비아냥이 터져나왔다. 직접 개입은 효과는 크지만 여론이 나쁘고 체력소모도 크다는 문제점이 나타났다. 이에 도널드 창 재정사장(재무장관격)은 31일 "외국 투기자본들이 증시와 외환시장을 공격하는 동안은 앞으로도 계속 시장에 개입하겠지만 이전처럼 매번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31일 항셍지수는 전장보다 7.1%(5백45.7포인트)나 떨어졌다. 주 매수세력이었던 정부가 전처럼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돌면서 팔자주문이 몰렸다. HKMA(홍콩통화청)측은 "좀 더 효과적인 규제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대응했다. 한편 이날 대만 당국도 증권투자자들과 컨설팅업체를 대상으로 조지소로스의 퀀텀펀드와 쿼타펀드를 거래하지 말도록 경고했다. 대만중앙은행의 저우 조지 외환국장은 "국제투기세력에 대해 강력한 타격을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IMF도 아시아 각국에 헤지펀드 규제를 위해 펀드에 대한 증거금과 담보요건을 강화하도록 촉구하고 있어 태국 말레이시아 등도 규제안을 들고 나올 공산이 크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