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의 여성재테크 교실] (7.끝) '퇴직금으로 노후생활'

한국경제신문 독자여러분. 먼저 아쉬운 소식부터 전해드리게 되는군요. 여성 독자를 위한 재테크 시리즈가 이번으로 끝을 맺습니다. 그동안 성원해주신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려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저로선 매우 기쁜 일일거에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제게 연락주세요. 이번주에는 퇴직금을 굴리는 법을 알아보도록 해요. 여성재테크 시리즈도 이번주로 끝을 맺듯이 사람도 언젠가는 직장생활을 끝내야 합니다. 더구나 요즘엔 명예퇴직이다 조기퇴직이다 해서 일찍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죠. 앞으로 퇴직금만으로 생활해야하는 경우도 많은데 사실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저를 찾아온 김정원(55)주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남편(57)은 지난달 30년간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1억8천만원의 퇴직금을 받았습니다. 경기도 분당의 41평 아파트(시세 2억7천만원정도)와 신종적립신탁 5천만원이전재산이라고 하더군요. 딸은 지난해 출가했으나 아들(24)은 제대후 내년부터 대학생으로 복학할 예정이죠. 월생활비는 1백50만원이었는데 앞으로는 1백20만원으로 줄이기로 했답니다. 씀씀이를 줄이고 퇴직금을 안전하게 운용해야 =퇴직하신 분들은 생활비를빨리 벌어야한다는 생각에 서둘러 투자하기를 원하죠. 수억원대 현금이 생기면 주위에서도 투기를 부추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음의 여유를 갖고 차분히 생활계획을 다시 세워야해요. 무엇보다 안전하게 퇴직금을 굴려야 합니다. 사채나 주식처럼 안전성이 떨어지는 곳에 투자하면 위험하죠. 앞으로 퇴직금을 굴려서 생활해야 하는데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리면 안되잖아요. 더구나 앞으로는 자산디플레라고 해서 부동산값이 하락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하루에도 수천개 기업이 부도를 당하고 있는데 섣불리 창업에 나서는 것도 조심스러워지게 됩니다. 당분간 안전한 금융기관에 돈을 넣어 두는게 바람직합니다. 씀씀이도 줄이는게 좋아요. 그동안 저축한 돈과 퇴직금만으로 생활할 때는 매달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던퇴직전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퇴직전의 60~70% 수준으로 생활규모를 줄여야해요. 이자지급식 금융상품으로 생활비를 충당 =퇴직 후 별다른 소득이 없다면 매월 이자를 받는 금융상품에 돈을 넣어두는게 좋아요. 그런 상품으로는 정기예금 가계금전신탁 적립식목적신탁 노후연금개발신탁과일부 은행에서 발행하는 금융채가 있습니다. 정기예금 금융채는 가입할때 정해진 이자율대로 이자를 받는 상품이고 나머지는 시중금리동향에 따라 이자율이 달라지지요. 세금우대를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도 있으므로 상품별 특성을 고려해 몇가지상품에 분산해서 넣어 두는게 바람직합니다. 만일 예금해둔 금융기관이 문을 닫으면 당장 생활비를 구하기 어려우므로 반드시 안전한 금융기관을 골라야 합니다. 김정원씨 부부의 경우 월 생활비로 1백20만원이 필요하므로 대략 1억5천만원정도 넣어두면 될것 같아요. 현재 이자지급식 상품으로는 금리가 가장 높고 금리변동폭이 작은 가계금전신탁에 6천만원, 세금우대가 가능한 정기예금에 부부와 아들명의로 각각 1천8백만원씩 5천4백만원, 40세이상인 사람의 노후를 위해 별도로 세금우대가가능한 노후생활연금신탁에 남편과 아내 명의로 2천만원과 1천6백만원을 각각가입하세요. 이러면 세금 떼고 매월 1백24만2천7백만원을 받아 생활비로 쓸 수 있어요. 정기예금은 1년이상 예치하면 세금혜택을 받지만 노후생활연금신탁은 2년이상 넣어둬야 합니다. 한 사람당 한개 통장씩 가능하므로 가족명의로 분산해두는게 바람직합니다. 퇴직금 1억8천만원 가운데 1억5천만원을 제외한 3천만원은 단기금융상품에넣어두는게 좋아요. 아들의 등록금처럼 특별히 목돈이 들어갈 때를 대비해서죠. CD(양도성예금증서) RP(환매조건부채권) 표지어음 실세금리연동형 정기예금등이 좋습니다. 연 10.8%인 91일짜리 RP에 투자하면 이자가 약 1백27만6천원정도가 돼요. 새로운 투자수단을 준비하자 =급한 경우가 아니면 신종적립신탁은 당분간유지하는게 좋을듯 해요. 아직까지 신종적립신탁의 배당(이자)률이 높기 때문이죠. 만기가 지나도 계속 배당을 해주므로 만기가 됐다고해서 찾을 필요는 없어요. 만일을 대비한 여유자금으로 활용할 수가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금리가 떨어져 이자만으로 생활하기 어려울 때가 올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땐 소규모사업을 시작하거나 고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부동산임대업 등 새로운 투자대상을 찾는게 바람직하죠. 투자자금은 현재 갖고 있는 41평 아파트를 30평 정도로 줄여서 마련한 돈과 신종적립신탁에 넣어둔 여유자금을 활용하는게 바람직합니다. 한국경제신문 독자여러분. 이것으로 제가 꾸며온 재테크교실을 끝냅니다. 돌이켜보면 더 자세하고 친절하게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욕심만 앞섰던 것 같아요. 하지만 독자 여러분. 재테크는 조금만 신경쓰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금융기관이나 언론사에서도 상담을 해주고 신문이나 책을 뒤져보면 궁금한 점을 알아볼 수 있죠.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최대한 많이 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해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은 우리 여성들의 몫이잖아요. 독자 여러분의 행복을 항상 염원할게요.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