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빅딜'] 기아처리따라 결정 .. '자동차 어떻게'

자동차산업 사업구조조정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까. 태스크포스팀은 "자동차는 기아 낙찰 이후 논의키로 합의했다"고 했다. 자동차는 기아 입찰이 진행중이어서 그만큼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입찰 결과가 어떻든 또 한차례의 구조조정을 겪을 수밖에 없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최대 고민이 설비 과잉이라는 점에서 주인만 바뀐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다. 더욱이 이번 입찰이 유찰된다면 사상 최대 규모의 빅딜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 기아는 2차 입찰에서도 유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응찰업체들의 입맛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응찰업체들은 1차 입찰때 모두 부채 탕감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많게는 8조8천억원(포드)이다. 단순한 부채상환조건 조정이 아닌 부채 원금의 탕감이다. 따라서 이번에 채권단이 낙찰을 시키려면 부채 원금을 상당부분 탕감해줘야 한다. 그러나 채권단은 부채 원금 탕감에 크게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을 맞추는게 급선무여서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많아야 1조원을 탕감해주는데 그칠 것이라는 얘기가 들려온다. 그러면 낙찰이 불투명해진다. 유찰되면 기아는 삼성자동차와 함께 빅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삼성측은 "기아를 싼값에 인수하면 좋지만 그렇게 안될 경우 모두 내놓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 대우가 두 회사를 나눠갖는 방안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1차 빅딜에서 조정방안을 확실하게 잡지 못한 반도체가 자동차와 함께 움직일 수 있다. 이게 태스크포스의 논의 과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시점은 재입찰이 늦어도 9월안에는 결말이 나는만큼 10월초다. 물론 낙찰 가능성도 낮다고는 할 수 없다. 채권단이 응찰업체들의 기대만큼 부채 원금을 탕감해준다면 말이다. 그러나 낙찰이 된다해도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태스크포스의 논의는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설비 과잉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는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기 때문이다. 2개사 체제가 되거나 3개사 체제가 되거나 서로의 장점을 살리고 중복 투자를 해소해야 하는 것이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