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경제상식) '합리적 기대이론'

70년대 등장한 "합리적 기대이론"은 경제학에 일대 혁명을 몰고 왔다. 합리적 기대이론이란 가계나 기업 등 경제주체들은 활용가능한 모든 정보를활용, 경제상황의 변화를 합리적 예측한다는 것. 이에 따르면 정부의 재량적 금융.재정 정책은 무력화되고 만다. 예컨데 정부가 통화량을 늘려 경기진작에 나선다고 가정해 보자. 노동자들은 합리적 기대를 바탕으로 향후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 임금을 끌어올리게 된다. 이 경우 통화량을 늘려 금리를 낮춰도 임금상승이 이를 상쇄,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약발을 발휘하지 못한다. 로버트 루카스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이 이론으로 당대를 풍미했던 케인즈학파에 일격을 가했다. 그러나 그의 전 부인은 이 이론을 실전에 응용, 카운터 펀치를 날린 것으로유명하다. 95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소식이 알려지자 정작 좋아한 사람은 당사자인 루카스 교수보다는 전 부인 리타였다. 노벨상 상금 1백만달러중 절반인 50만달러를 그녀가 차지하게 됐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88년 이혼했다. 이때 리타는 이혼계약서에 "부인은 노벨상의 50%를 차지할 권리를 가진다"는 조항을 넣었다. 루카스 교수의 노벨상 수상확률을 높게 판단한 것이다. 반면 루카스 교수는 수상 가능성을 낮다고 분석, 이 조항을 수용했다. 당대의 석학과 그 부인이 합리적 기대이론에 바탕을 두고 벌인 한판대결은 부인의 압승으로 끝났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