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많은 한나라당 전기료도 못내..의원들 재정협조 외면

한나라당이 사정 당국의 대선자금 수사와 소속의원들의 연쇄 탈당 움직임에 극심한 재정난까지 겹쳐 "파산"위기에 몰리고 있다. 한나라당의 "금고사정"은 전화.전기요금조차 제 때 못낼 정도로 어려운 상태다. 이회창 총재가 의원들과의 잇달아 모임을 갖고 재정문제를 거론하며 "협조"를 구하고 있으나 형편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게 당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신경식 사무총장은 이와관련, "6,7,8월 세달치 전기료를 못내 한전으로부터 독촉을 받고 있으며 전화료도 몇달째 밀려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체납전화료 때문에 중앙당 팩시밀리 2회선이 일시 끊기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총재경선에 나선 후보들의 기탁금 8억원중 전당대회를 치르고 남은 돈과 당비를 긁어모아 체납요금 일부를 메꿨지만 근본적인 재정난 타개방안은 찾지 못하고 있다. 재정국관계자는 4백여명에 이르는 사무처 요원들의 급료를 대폭 삭감했음에도 불구, 지급이 계속 늦어지고 있고 활동비 지급은 엄두도 못내는 등 속수무책인 상태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이미 내놓은 천안연수원이나 중앙당사가 빨리 팔리는 수 밖에 없는데 경제난으로 가격문의 전화나 가끔 있을 뿐 상담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재정난으로 당내에서는 대대적인 사무처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아 가뜩이나 뒤숭숭한 분위기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