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면톱] 화장품/식품업계 "유사품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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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건강식품 등의 대형업체들이 유사품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불황으로 시장이 위축된 판에 유사품이 범람, 수요를 잠식하고 인기상품의이미지를 해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호황기라면 몰라도 요즘 같은최악의 불황기엔 유사품 유통을 눈감아줄 수 없다는 얘기다. 화장품업체인 태평양의 경우 주름살을 없애주는 기능성화장품으로 여성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레티놀"의 가짜상품 박멸에 발벗고 나섰다. 이 회사는 최근 자체조사단을 편성, "아이오페 레티놀 2500"을 모방한 유사품에 대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태평양은 용기 색상 겉모양 등이 비슷한 "가짜 레티놀"이 시중에 나돌자 해당업체들에 제품 수거를 수차례 요청했으나 제대로 시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자사 화장품 "마리끌레르"의 실버 용기를 본딴 유사품이 등장하고 외관이 자사의 "B&F"화장품과 같은 제품이 속출하자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의장권 침해 등에 관한 법률 검토에 들어갔으며 문제가 생기면 예전과는 달리 강력히 대처키로 했다. 일양약품은 자사의 영지버섯 드링크 "영비천"의 병뚜껑 모양이나 색깔은 물론 상표까지 베낀 유사품이 96년에 이어 다시 대대적으로 나돌자 단속에 나섰다. 그 일환으로 최근 유사품 유통업체들에 경고장을 발송했으며 정도가 심한 업체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 이밖에 나드리화장품은 두발영양제 "레브론 인스턴트 2페이스"인기에 편승,겉모양이 비슷한 유사품이 속출하자 최근 신문에 차별화 광고를 냈다. "겉모양은 같아도 품질은 같지 않다"는 것이 광고의 핵심이다. 애경산업 디자인실의 한관계자는 유사품 범람과 관련, "개발의욕을 떨어뜨리고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준다"면서 "법규를 강화해 디자인이나 제품 개발자에게 더 큰 권리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