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양반/서민문화의 전시장 '안동 하회마을'

안동 하회마을은 조선시대 양반과 서민문화의 전시장이다. "잃어버린 세대"들의 뿌리찾기 답사코스로 최적소다. 특히 하회탈춤 등이 등장하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오는 25일부터 5일간 열릴 예정이어서 풍성한 볼거리를 기대할 수 있다.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에 있는 하회마을은 낙동강이 태극형으로 돌아 흐른다고 해서 물도리동(하회)으로 불린다. 징비록과 하회탈 등 국보2점을 비롯한 유무형문화재가 18점에 이른다. 단일지역 보유문화재로 국내 최대규모다. 징비록은 풍산 류씨를 중심으로 한 양반 유맥문화의 표징이다. 17세기초 서애 류성룡이 임진왜란의 원인과 전황 등을 기술한 이 서적은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서애종가문적 등 각종 고문서,전적류들도 전승되고 있다. 외형적 유맥문화는 서원 사당 종택 등이다. 류성룡선생을 기리는 병산서원이 대표격. 마을 근처에 있는 이 서원은 병산과 강물 등 주변풍광과 잘 어우러졌다. 류씨 대종택인 양진당과 사당인 옥연정사 등은 고려말과 조선시대 건축양식을 보여준다. 하회마을에는 또 조선시대 각 계층의 살림집이 있다. 양반댁 기와집으로 당상관 이상 벼슬을 지낸 양반의 솟을대문집, 지체가 그보다 낮은 평대문집으로 구분된다. 초가집의 경우 마루가 있으면 가난한 선비집, 마루가 없으면 평민집으로 각각 나뉜다. 각 집들은 사방을 향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지대가 높은 마을 가운데 부분을 등지고 앞쪽 강물을 바라보는 배산임수를 따른 것이다. 풍수설로는 연화부수(연꽃을 물위에 띄운)형의 명당이어서 전란의 피해가 한번도 없었다고 한다. 하회탈(춤)은 서민들이 횡액을 물리치고 지배층 억압에 저항하는 수단이었다. 전국 4백여종의 탈중 작품성이 최고다. 9개종의 탈은 양반 승려 각시 등 각 계층의 표정을 희화적으로 그렸다. 짝눈에 양볼주름을 달리한 양반탈은 좌우불균형에서 불성실성이 드러난다. 각시탈은 툭 불거진 광대뼈가 "사나운 팔자"를 예견한다. 탈제작과정은 이수자 김동표씨가 운영하는 탈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탈춤공연은 매주 일요일 오후2시에 막오른다. 이밖에 안동지역에선 광산김씨 종택 등 수십개의 종택과 영남유림의 구심점인 퇴계 이황선생의 도산서원 등을 볼 수 있다. 안동군 서후면 소재 봉정사 극락전은 고려말에 건축된 국내 최고의 목조 건물이다. 교통 및 숙식 =안동행 대중교통은 동서울에서 고속버스, 청량리역에서 기차가 출발한다. 안동역앞 관광안내센터에서 자료를 얻어 답사를 시작하면 된다. 역근처 버스터미널에는 하회마을, 봉정사, 도산서원행 버스들이 있다. 승용차로는 서울 충주 문경 점촌 안동으로 이어지는 국도를 이용한다. 항공기로는 대한항공이 예천-하회마을 등을 연계한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 (02)751-7915. 하회마을엔 토속음식점 20여개소, 민박30여개동이 있다. 문의 류성묵 하회리장댁 * (0571)852-7864.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