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RD, 대표소송제 도입 요구 .. 20억달러 지원 조건

세계은행(IBRD)이 20억달러 구조조정차관 지원 조건으로 대표소송제 도입과기업 이사회내 감사위원회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또 국민연금 등 각종 연기금을 민간이 운용토록 하고 정부가 기금에서 돈을 빌릴때는 예탁증서와 이자를 주는 대신 국채를 지급해 유동성을 확보토록 요청했다. 1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IBRD는 구조조정차관(SAL II) 20억달러 지원협상과정에서 이같은 내용을 우리 정부에 추가로 요구했다. IBRD는 근로자파견제 전면허용 워크쉐어링 반대 지주회사 조기허용외에 이같은 추가사항을 우리 정부에 요구했다. 이는 IBRD가 한국의 구조개혁에 대해 고용조정 최소화를 통한 유럽식이 아니라 미국처럼 정리해고제 등을 과감히 실시해 조속히 끝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IBRD는 기업지배구조 측면에서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상법을 개정,대표소송제를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대표소송제는 한명의 주주가 경영진의 부실경영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을 경우 소송제기 요건만 같으면 다른 주주들도 별도의 재판없이 배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정부는 이에대해 IBRD측의 요구를 당장 수용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보고 내년 이후 도입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IBRD는 또 외국처럼 기업 이사회내에 감사위원회를 설립, 감사의 권한을 대폭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밖에 연내에 파산법원을 설립해 법정관리와 화의결정 개시 기간을 대폭 줄일 것을 요구했다. IBRD는 사회보장 분야와 관련,각종 기금의 운용을 은행과 투자신탁 등의 전문 펀드매니저에 맡겨 수익성을 높일 것을 요구했다. 또 정부가 각 기금을 공공자금관리기금으로 예탁시켜 사용할 때 예탁증서 대신 국채로 지급해 자금을 운용토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올해 국민연금기금 등 각종 기금은 12조8백70억원을 예탁하고 금리는 국민주택채권 1종 수익률을 적용받고 있으나 예탁기간이 5년이나 돼 유동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