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색공간엔 '소우주' .. '이열 작품전' 20일까지 선화랑

무채색과 부드러운 갈색으로 이뤄진 배경, 검은색과 흰색의 강렬한 대비,굵고 거친 붓질. 서양화가 이열씨의 추상회화 "생성공간"은 이미지의 제한이 없는 공간이다. 화면엔 구체적 형상 없이 자연의 생성과정을 나타내는 흔적들이 그려지고 지워지면서 자율적 공간을 형성한다. 그 공간이 자율적인 이유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학으로든 논리로든 알 수 없는 것들로 가득찬 인간의 내면세계를 즉흥적으로 표현하려 한다. 그의 작업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행위성. 작가는 이 행위성을 "자연의 생성과정을 담아내려는 원초적 표현"이라고 규정한다. 오는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734-0458)에서 열리는 개인전 출품작에 나타난 이미지들은 과거에 비해 더 역동적이다. 원색계열의 단조로운 색감이 사라진 대신 중간톤의 갈색, 또는 검은색과 흰색이 뒤섞인 무채색이 화면을 이끈다. 과거의 작업이 원초적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었다면 이번에 출품한 근작들은 탄생과 죽음, 선과 악, 기쁨과 슬픔등 대립된 개념의 공존을 극적으로 드러내려는 시도이다. 종횡으로 휘둘러진 붓질, 독특한 색깔과 질감으로 표현된 작품 앞에 선 관람객은 끊없는 상상의 세계로 빨려들어 가게 된다. 이씨는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1990년) 방글라데시 비엔날레 최고상(1993년)등을 받으며 국내외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작가다. 홍익대 교수. 14번째 개인전.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