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케이스 스터디) '영국 'BSkyB'

언론계의 황제 루퍼트 머독이 4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영국의 BSkyB(흔히 그냥 Sky라고 불림)는 세계에서 가장 이익을 많이 내는 유료TV회사다. 작년에 약 6천5백억원의 이익을 올린 바 있는 이 회사는 지난 6월21일, 즉 아스트라(Astra) 위성을 이용하기 시작한지 거의 10년만에 디지털TV시장에진출했다. 그리고 현재 이 시장에서 선도기업의 위치를 굳히기 위해 많은 마케팅예산을쓰고 있다. 디지털TV의 가입자들은 약 2백개의 비디오흐름(video stream), NVOD(near video-on-demand) 등의 각종 디지털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TV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날로그 가입 TV시장의 거인인 스카이로서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기존의 3백30만 가입자들에게 디지털수신장치를 사도록 권유해야 할 뿐만 아니라 케이블 및 DTT(digital terrestrial television)의 거센 도전속에서프로그램 유통의 주도권을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시장이 가야 할 방향은 디지털TV라고 결론을 내린 머독은 서둘러 이 시장에 들어간 것이다. 이 시장에서는 선발기업의 이점이 아주 클 것이라고 머독은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방대한 가입자베이스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의 유통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해온 스카이는 디지털TV로 말미암아 그 지위를 잃을 것이 거의 틀림없다. 그것은 케이블이 급성장하고 있는데다 위성의 용량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으로는 트랜스폰더(자동송수신기)하나가 비디오흐름 하나를 제공하는데 반해 디지털로는 7~8개를 다룰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스카이가 시장지배의 열쇠인 인기 스포츠 및 영화채널을 계속 장악할 수 있느냐다. 케이블TV와 DTT 가입자가 위성TV 가입자보다 더 빨리 늘어나고 있는 현재의추세를 감안하면 그것은 결코 낙관할 수 없다. 그러나 스카이는 아직도 인기있는 프로그램을 계속 내보내고 있고 가입자들을 잘 관리하고 있으며 유료TV업계에서 그 상표의 힘은 막강하다. 또한 아날로그 사업에서 많은 이익을 내고 있고 경쟁사보다 가입TV시장을 더 잘 이해하고 있으며 어느 회사보다 TV와 오락에 깊은 애착을 갖고 있다. 스카이가 이러한 강점을 잘 활용하면 비록 앞으로 독점의 지위는 잃는다고하더라도 디지털TV시장의 선도기업이 될 가능성은 꽤 높다고 하겠다. 유필화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