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알고 봅시다] '에밀레종'..아들이 아버지 기려 제작
입력
수정
종소리는 부처님의 음성이다. 어떤 면에선 불경이나 불상보다 범종에서 부처님의 자비를 더 가까이 느끼게 된다. 불법에서도 부처님의 가르침이 종소리로 바뀌어 지하세계와 지상세계에 울려퍼지면 인간과 아귀 축생이 지은 모든 죄가 사해지며,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했다. 국보 25호인 성덕대왕 신종(일명 에밀레종)은 경덕왕이 아버지 성덕왕의 덕을 기리기위해 구리 12만근을 들여 주조한 것이다. 부처님의 자비가 하늘로 퍼져나가게 하기위해 용통을 만들었으며 땅으로 스며들도록 종끝을 안쪽으로 오무렸다. 에밀레종의 불가사의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종표면에 비천상무늬를 어떻게 새겼으며 종소리의 여운이 그렇게 긴 이유가 무엇인지, 또 기포가 하나도 없는 주물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등 현대 과학으로 입증하지 못하는 의문 투성이다. 외국학계에서도 "코리안 벨"이라고 그 독특함을 인정한다. 이 동종은 국립경주박물관 앞뜰 종각에 매달려 있다. 그러나 지난 92년 11월부터 타종을 중지, 지금은 그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워낙 오래된 종이어서 계속 칠 경우 충격으로 종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학계에선 아직 타종여부에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여서 그 신비한 소리를 영원히 들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