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 1세기] '철도주식회사' 사장 정종환 <철도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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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청장이라기보다 철도주식회사의 사장이라는 마인드를 갖고 멋진 경영을 펼쳐 보이겠습니다" 자신을 가리켜 스스로 철도주식회사 사장이라고 지칭하는 정종환(50) 철도청장. 지난 3월 부임한 이래 민간기업의 경영기법을 과감하게 도입,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그는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며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온 철도의 모습을 새롭게 바꿔 가고 있다. 실제로 그가 부임한 이래 철도청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최근에 철도를 이용해본 승객들이라면 누구나 예전의 철도가 아니라고 입을모은다. 소비자중심의 고객만족경영을 펼친 결과 서비스가 눈에 띄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민간부문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무엇보다 서비스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게 그의 신념. 따라서 철도청을 경직된 관료형 조직에서 유연한 기업형 체질로 바꾸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했다. 취임하자마자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가장 먼저 청장직속의 별도조직인 "고객중심 경영혁신기획단"을 만들었다. 또 서비스와 관련된 철도혁신 1백대 과제를 선정하고 구체적 목표가 설정된고객서비스 헌장도 제정했다. 뿐만아니라 조직이 바뀌기 위해서는 관리자의 의식전환이 급선무라는 판단아래 4급이상 관리자 전원을 민간서비스기관에 위탁 연수를 시키고 있다. 열린 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청장 자신도 고객과 직접 대화하면서 불편사항을 청취하고 개선하기 위해 인터넷 대화방을 개설했다. 과감한 아웃소싱도 단행했다. 외부전문가들로 구성된 상설자문협의회인 "철도관광상품 개발및 판촉자문위원회"를 구성했고 새 상품개발을 위한 마케팅및 물류관계 전문가들도 대거채용했다. 그는 자신도 특유의 추진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히트상품을 끊임없이 생산해 내는 제조자 역할을 한다. 그런가하면 철도비즈니스를 위해 직접 발로 뛰어다니는 세일즈맨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가 발로 뛴 결과는 요즘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열차테마여행 상품하나만 해도 엄청난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 한햇동안 15만9천여명을 유치해 18억여원의 수입을 올렸지만 올해는 9월말현재 무려 41만3천여명의 여행객을 끌어들여 43억6천여만원을 벌어들였다. 벌써 전년대비 2백50%나 늘어난 수치다. "연말까지는 3백50%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그는 "내년부터는 국외로도 눈을 돌려 해외철도와 연계한 새로운 여행상품들을 선보여 부가가치를 더욱 높여 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대전청사시대와 내년으로 다가온 철도 1백주년을 맞아 또한번의 획기적인전기를 마련하겠다"는 그는 "철도청이 한국철도의 심장부인 대전에 위치함으로써 이 지역이 명실상부한 철도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서비스개선도 중요하지만 철도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보다 정시성과 안전성이라는게 그의 견해. 정 청장은 "철도가 다른 교통수단보다 안전하다는 것 때문에 국민들의사랑을 받고 있다"며 안전대책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를위해 우선 디젤기관차의 노후도를 현재의 45%에서 2001년까지 30%로 개선하고 노후 객.화차는 2000년까지 완전 대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동차단기설치가 가능한 건널목은 올해안에 모두 설치하는 동시에레일 터널 교량 등 기반시설 장비의 개량및 현대화사업에도 주력하겠다"고강조했다. 또 근무기강 해이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성적 평가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철도가 해야할 궁극적 역할은 국가기간 교통망으로서의 제기능을 충실히 수행해 내는 것인 만큼 "완벽한 21세기 국가철도망 구축에 전력을 쏟겠다"는그는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철도의 모습을 국민들이 애정어린 눈길로 바라보면서 더욱 사랑해 달라"고 당부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