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비만의 허와 실' .. 황제다이어트 효과 오래 못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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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이 궁금하다. 왜 살이 찌는지, 가장 효과적인 비만치료법은 무엇인지 관심도 많고 논란도많다. 비만에 관한 최신이론과 잘못된 상식을 인제대 상계백병원 비만클리닉 강재헌 교수(950-1150)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아울러 수년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한방비만전문클리닉에서는 서양의학과 상당히 다른 치료법을 선보이고 있는데 나라한의원 김석원장(3452-0600)의 도움말로 한방비만치료법의 특색을 알아본다. 과체중은 유전탓인가 체질탓인가 =어떤 사람은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고한다. 이런 사람에게는 UCP(Uncoupling Protein) 단백질과 렙틴(Leptin) 호르몬에관한 가설이 설득력을 갖는다.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과체중인 사람들의 절반이상은 상당량의 에너지를 지방의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반면 홀쭉한 사람들은 지방을 연소시켜 열로 발산한다는 것이다. 타고난 유전자 정보에 의해 UCP의 활성이 낮으면 비만이 유발될수 있다. UCP는 포유류의 갈색지방세포에 존재하는데 추위에 노출되거나 오랫동안 과식할 경우 잉여지방을 태워 열을 발생시키고 에너지소비량을 늘린다. UCP유전자가 활성화되면 체온이 섭씨 0.05도 올라가 1년후엔 체중이 2.3kg쯤 빠진다는 연구결과다. 렙틴은 지방조직에 저장된 에너지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를 중추신경에 알리는 기능을 하는 호르몬이다. 렙틴이 적어지면 식욕이 올라가고 반대로 렙틴이 많아지면 식욕이 떨어진다. 즉 렙틴은 식욕을 조절해 적정체중을 유도하는 호르몬이라 할수 있다. 따라서 렙틴이 민감하게 작용하지 않으면 비만이 유도될수 있는 것으로 논의되고 있다. 한방에서는 비만이 기가 부실하거나 정체돼 있을때 또는 오장육부중 어느 한곳에 치우쳐 있어 영양대사가 원활하지 않을때 생긴다고 본다. 즉 비만을 체질탓으로 보고 체질교정 전신건강개선으로 치료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양방에서 비만을 열량과다개념으로 따지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고기 과일 야채등 한가지만 먹는 "단품 다이어트"의 허와 실 =탄수화물은 먹지 않고 고기만 먹어 살을 빼는 "황제다이어트"가 얼마전 인기였다. 이 다이어트는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면 체지방이 분해돼 연소되고살이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탄수화물섭취를 1백g이하로 줄이면 소변량이 급격이 늘고 체내수분이 빠져 나간다. 강 교수는 "황제다이어트는 일시적인 체내수분감소로 체중감소효과를 나타낸다"며 "피로감 저혈압 구취 혈액내 요산축적 등의 부작용도 뒤따른다"고 강조했다. 포도 당근 사과 야채효소 등 어느 한가지 음식만 먹어 살을 빼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한가지만 계속 먹어 식욕이 떨어지게 함으로써 열량섭취를 줄이는게 이 방법의 핵심. 그런데 문제는 열량섭취가 최소화될 경우 근육만 많이 줄어들뿐 정작 지방은 별로 줄지 않는데 있다. 왜냐하면 지방을 유지하는데는 에너지가 거의 들지 않는데 반해 근육을 유지하는데는 상당량의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근육만 위축돼 기운은 빠지고 잉여지방은 크게 줄지 않아 비만이 지속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설령 일시적으로 체중이 감소돼도 종국엔 다시 체중이 불어나는 "요요현상"이 오게 된다. 관장 또는 장세척을 이용한 비만치료 =일반적으로 서양의학에서는 인위적인 관장 또는 장세척은 정상적인 장내 세균총(여러가지 장내세균의 분포상황)과 장운동 리듬을 깨뜨려 만성소화기질환을 유발할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일부 의원이나 한의원에서는 장세척을 많이 실시하고 있다. 김 원장은 "숙변이 대장벽의 융털돌기 사이에 쌓이면 독소가 혈액으로 들어가고 두통 피로 발진 소화장애등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며 "숙변을 제거함으로써 혈액순환 신진대사를 촉진할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하면 비만도 절로 해결될수 있다는 것. 다만 설사가 잦거나 몸이 마르고 차거나 기운이 너무 없어 말할 힘이없거나 대장 직장 항문부위에 출혈이 있는 사람은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방분해침의 효과 =살빼는 침술법이 인기다. 이 침은 살을 빼고자 하는 부위 양쪽에 침을 놓고 1초에 60Hz의 저주파를 발생시켜 체세포의 온도가 상승하게 한다. 일정온도 이상 상승하면 체세포가 죽게 되므로 체세포는 죽지 않기 위해 활동에너지를 필요로 하게 된다. 체세포는 주변에 있는 중성지방을 끌어당겨 분해함으로써 에너지원을 얻게된다. 개인차가 있으나 평균 12회 치료하면 복부둘레가 5.0cm, 허벅지둘레가 3.8cm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김원장은 밝혔다. 얼굴살을 빼는 것도 6~12회 치료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좀더 과학적인 검토가 요구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