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불안심리 달래기 .. '김대통령 경제회견 왜 하나'

김대중대통령이 28일 이례적으로 경제문제에 국한된 기자회견을 갖는데 대해 그 배경과 내용에 관심이 모아 지고 있다.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은 "국민들이 정부를 믿고 희망을 가지고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기자회견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이와 관련,내년에는 2~3%의 경제성장률을 보인 뒤 오는 2000년에는 선진국대열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점을 재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외환위기를 국민의 협조 속에서 극복했듯이 경제난도 국민의자발적 협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며 국민의 협조를특히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특별회견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계속되는 정치인 사정수사가 경제회생에 걸림돌이 된다는 재계의 의사표시가 상당한 역할을 하지 않았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정수사가 여야갈등요인으로 작용, 국민적 화합에 역작용을 끼치고 있다는재계의 입장에 분명한 입장표명이 필요했다는 판단을 청와대가 했다는 추론이다. 김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경제의 지표가 대통령당선 당시보다 크게 호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는데 대해 불만을 표해왔다. 김 대통령은 지방순시 때를 비롯해 틈만 나면 지난 연말 38억달러선에 불과했던 가용외환보유고가 4백30억달러선으로 불어나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넘긴 점을 강조해 왔다. 또 큰 폭의 경상수지흑자, 금리의 하향안정세, 환율 안정 등 호전된 경제지표를 단골메뉴로 인용하고 있다. 김 대통령은 또 수출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제2외환위기설과 세계 대공항설까지 가세하자 정부의 경제위기 관리능력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질 것을 경계해 왔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김 대통령의 이번 회견은 우리 경제의 밝은 면을 적극적으로 알려 심리적 국면전환을 노린 이벤트로 볼 수 있다. 김 대통령이 경제장관까지 배석시킨 것도 회견의 격을 높여 국민의 불안심리를 달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견시기를 28일로 정한 것도 추석을 앞두고 우리 경제의 침체된 분위기를일신하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이번 회견이 경제수석실에서 추진한 것이 아니라 김 대통령이 국정홍보파트의 건의를 받아들여 결심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때 가족.친지들이 모여 경제난극복을 화두로 삼도록 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이번 회견에서는 기업 가계 등 각 경제주체에게 고통의 터널에서벗어날 때가 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역점을 두게 될 전망이다. 강봉균 청와대 경제수석은 "경제개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금융기관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9월말 이후에는 금융경색현상이 풀릴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수석은 이와 관련 "10월부터는 은행들이 BIS(국제결제은행)기준 문제로금융경색현상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이 호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이와 함께 경기부양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의지도 밝힐 것으로보인다. 그러나 사정한파로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는데다 기업과 금융기관 구조조정 등 경제 현안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정부의 경제정책에대한 신뢰도를 높여 주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