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우수중기대표 50명 청와대초청] 무슨얘기 나눴나

김대중 대통령은 24일 우수 중소기업 대표 50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며 "여러분은 경제난 극복에 가장 실질적으로 공헌하는 분들"이라며 노고를 치하했다. 김 대통령은 "21세기는 다품종 소량 생산의 시대이며 두뇌가 생산 요소의 핵심"이라며 벤처기업을 과감히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대화 내용을 간추려 간추린다. 김 대통령 =오늘 가장 반가운 손님을 맞았다. 나라 안팎의 걱정이 많은데 난관을 뚫고 세계 경제가 좋아질 때를 대비해야 한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세계경제가 회복되면 한국이 약진할 것이라고 한다. 세계에서 제일 좋고 값싼 물건과 서비스를 생산하지 못하면 경제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정부는 그러한 기업만을 육성하는 정책을 쓸 것이다. WTO(세계무역기구) 체제하에서는 정부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고 오로지 경쟁에서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벤처기업을 적극 지원할 것이며 영상산업은 조선.철강산업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나도 과거 중소기업을 경영해서 여러분의 고충을 잘 안다.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실적을 매일 보고 받고있으나 잘 안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은행 구조조정이 끝나면 사정이 나아질 것이다. 중소기업 지원에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문제가 있으면 관계기관에말해달라. 지영천 YTC텔레콤대표 =무선호출기 크기의 전화기를 개발해 수출하고 있다. 전화기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칩까지 1백%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김용운 정안농산대표 =김치를 생산하여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다. 수출김치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부가가치가 2배나 높다. 김 대통령 =이제는 김치도 세계화되어 미국인과 유럽인도 김치를 먹는다. 그만큼 수출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최대의 농산물 수입국이므로 대일 수출이 많이 이뤄지도록 노력하면 좋겠다. 이복희 HIS코리아대표 =일본인 관광객 유치 전문회사로 한달에 4천명씩 여행객을 받아들이고 있다. 김 대통령 =돈을 많이 벌었다니 반갑다. 여러분은 공무원에게 돈줄 생각하지말고 사업에 전념하길 바란다. 최병철 극동전선대표 =선박용 케이블을 전문으로 생산해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했다. 전선부문을 중소기업 고유업종으로 유지해줬으면 좋겠다. 홍완기 홍진크라운대표 =노사화합에 성공하여 미국에서 7년째 오토바이 헬밋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김 대통령 =제2건국운동을 통해 새로운 노사문화를 정착시킬 것이다. 그동안 기업과 노조는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해 왔으나 이제는 노사가 고통분담하여 좋을 품질을 값싸게 제공해야 한다. 김형규 대성금속대표 =45년간 손톱깍기 하나에 일념 했다. 종업원들을 외주업체로 독립시켜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다졌다. 말단 공무원을 접하다 보면 정말 속상할 때가 많다. 무사안일 직권남용이 여전하다. 김 대통령 =좋은 말씀 잘 들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