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21세기 주도산업 '생명공학'..인간 최고수명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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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정복과 수명연장의 꿈, 고부가가치 경제실현이 생명공학에 달렸다. "2003년에는 위암 및 췌장암이 치료되고 2011년께는 노화가 면역이상질환의 효과적인 억제책이 마련되며 2014년에는 아기에게 특별한 재능을발휘하게 하는 유전자를 마음대로 심을수 있다. 이어 2030년이면 암이 완전히 정복되면서 마침내 인간 최고수명이 1백50세인시대에 진입한다" 미국의 저명한 해부.임상병리학자 제프리 A 피셔박사가 자신의 저서"미래의학(94년)에서 인류의 건강을 조망했던 말이다" 일본 과학기술청도 지난해 7월 미래기술 예측조사에서 2007년에는 에이즈 백신이 나오고 2013년에는 암을 막는 유효한 수단이 실용화되며 알츠하이머형치매가 정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세계적인 미래학자 미국의 존 나이스비트는 이미 10여년전 "메가트렌드2000"에서 21세기의 가장 유망하고 주도적인 산업으로 생명공학을 꼽았다. 지금은 지식.정보산업이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조만간 생명공학에 그 자리를 물려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생명공학의약품은 유전자조작 세포융합 세포배양 등을 이용해 생산된 호르몬제제 혈액인자 항암제 항생제 진단시약 예방백신 항독소 등을 말한다. 미생물이나 인체에 존재하는 극소량의 유익한 물질을 질병치료에 쓰일수 있도록 여러 생명공학기법으로 대량 생산해내는게 핵심 기술이다. 미래의 제약산업은 이같은 생명공학이 발전의 중심축을 이루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생명공학 의약품은 매년 20%씩 성장, 기존 합성의약품의 성장률 4~5%를 능가하게 된다는게 통계적 예측 결과다. 이렇게 되면 2005년에는 총 5천2백억달러의 세계의약품시장 규모 가운데 23.1%인 1천2백억달러어치의 의약품이 생명공학제품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는 10%에 약간 못미치고 있다. 이같은 차세대 황금시장을 놓고 세계 10대 제약사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90년대 이전만 해도 이 분야는 벤처기업들이나 도전해보는 영역이었지만 이제는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미국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암젠사. 이 회사는 지난 89년 빈혈치료제 에리스로포이에틴(EPO), 91년에는 백혈구증강제 및 암치료제인 콜로니자극인자(G-CSF)를 상품화하는데 성공했다. 88년 5천만달러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연평균 68%의 비약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95년에는 15억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도 5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엔 19억달러의 매출을 보였고 이중 26.3% 가량을 연구개발비에 재투자했다. 이들 두가지 제품을 갖고 지난 91년 바이오 벤처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포천지가 선정한 5백대 기업에 선정됐다. 그리고 해마다 파이낸셜 타임스가 주식시장가치기준으로 뽑는 세계 5백대 기업가운데 1백80위권에 랭크되고 있다. 이밖에 미국의 제넨테크 카이론 알자 바이오젠 등도 성공한 벤처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서도 녹십자 LG화학 제일제당 종근당 대웅제약 등이 생명공학의약품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녹십자는 유행성출혈열백신 에이즈진단시약 인터페론제제를, LG화학은 성장호르몬 B형간염백신 인슐린을 각각 개발했다. 제일제당은 EPO를 상품화한데 이어 녹농균백신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종근당은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과 고지혈증치료제 로바스타틴을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자체생산하는 일괄생산공정을 수립하는데 성공했다. 대웅제약은 피부외상 및 괴사를 치료하는 상피세포성장인자(EGF)의 대량생산기법을 개발하고 임상 II상에 최근 착수했다. 생명공학을 이용한 의약산업의 중요성은 바이오 의약품은 약효가 우수한 대신 부작용이 현저하게 낮으며 지력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이고 공해를 거의 일으키지 않고 자원이 거의 소비되지 않는다는 점 등에 있다. 사실 기존 화학합성의약품만으로 고성장을 이루는데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세계시장을 노린다면 이제 막 태동하고 있는 생명공학의약품 시장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 분야가 도입기 단계에 있어 상대적으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적으므로 지금부터 기초기술을 보완하고 집중 육성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기술확보에 달려있다. 그 방법으로는 미국 유럽의 신생 바이오벤처기업에 지분참여하거나 외국 제약사와 공동연구제휴를 맺는 방안, 그리고 해외연구소를 설립해 아이디어와기술을 습득하는 길 등이 있다. 기업의 경영전략과 자금사정에 따라 선택방향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어느쪽이든 자체연구능력 만큼은 반드시 제고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