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신약개발 성공 뒷얘기 : 일양약품 'IY-8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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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현재 가장 많이 팔리는 위장약은 스웨덴 아스트라사의 오메프라졸이다. 또 세계인구의 10% 가량은 소화기궤양을 앓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서도 위궤양치료제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양약품은 IY-81149로 II상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IY-81149는 기존의 오메프라졸 판토프라졸 란소프라졸 등의 약물보다 2~10배의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I상 임상시험 결과 기존 약물의 부작용으로 지적되고 있는 설사 복통 복부팽만감 등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 신물질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프로톤펌프저해 위산분비억제제보다 훨씬 적은 양으로도 위궤양 십이지궤양 치료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 등 약효와 부작용 면에서 종래의 제제보다 한 단계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양약품은 지난 87년 물질특허제도가 도입된 뒤 신약개발 준비작업에 착수, 92년부터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나섰다. IY-81149는 그 해 과학기술부 선도기술개발사업(G7)의 신의약 지원과제로 선정돼 수백가지가 넘는 연구 아이디어 및 기술검토를 거친 끝에 신물질 화학합성에 성공했다. 그 과정속에서 예기치 못한 소동이 벌어져 고생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겨울철 추운 날씨로 인해 초산 등의 합성원료가 꽁꽁 얼어붙어 온풍기 스팀을 총동원해 녹여야 했다. 또 한번은 대량으로 만들어 놓은 중간체 합성물이 얼어붙자 가열하면 물질이 변할까 우려해 세명의 연구원들이 삽으로 3~4시간 동안 부수면서 녹이기도 했다. 스팀 고온반응 시험을 할때엔 바깥 기온이 섭씨 35도까지 올라가고 파이로트실험실 내부의 기온은 40도까지 올라갔다. 처음 하는 실험이라 반응기 옆에서 꼬박 8시간이나 지켜봐야 했는데 온몸에 땀띠가 안난 연구원들이 없었다. 이런 노력끝에 IY-81149는 현재까지 미국 일본 호주 한국 등 7개국에서 물질특허를 획득할 수 있었다. 또 지난해 7월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제13회 세계약리대회에서 각국의 다국적 제약업체들로부터 약물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캐나다 LAB 임상센터에서 주관해 지난 6월 끝난 상 임상시험도 성공을 거뒀다. I상을 마친후 LAB센터의 재거 박사는 IY-81149가 기존 치료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데다 특히 항생제와 함께 장기간 복용할 경우 나타나는 항생제 내성이 적다며 다국적 제약업체와 라이선싱계약을 추진하자고 제의해왔다. 적잖은 기술료 수입을 기대하며 한걸음 한걸음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