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신속한 실천이 필요하다 .. 오관치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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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속한 실천이 필요하다 - 김대통령의 경제회견을 보고 ]] 오관치 김대중 대통령은 28일 경제정책에 관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불경기와 실업이 핵심 경제현안이며 경제구조조정과 경기 부양책을 계획대로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김 대통령은 아직도 불확실한 요소가 남아있기는 하나 경제구조조정이 결실을 맺게 되는 내년 중반부터는 경제가 다시 성장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김 대통령의 현실진단과 문제인식, 그리고 이를 해결하려는 정책의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못할 것이다. 오늘의 경제위기는 외환위기로부터 시작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금융.기업.노동.공공부문의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불가피한 생산위축 소득감소 실업증가 등 엄청난 고통을겪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해결코자 하는 경제문제는 국가경제의 사활이 걸린 것이다. 이를위해 우리는 지금 경제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4분기중 국민총생산이 7.6%나 줄었고, 설비투자는 52.4%나 감소했으며 7월말 현재 실업률이 7.6%에 달해 1백67만명의 실직자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의 기미는 보이지않고 있다. 승패를 알 수 없는 경제전쟁이 얼마나 계속될지, 또 엄청난 희생을 치른 끝에 반드시 승리하게 될지 국민들은 자신이 없고 불안해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앞날에 대해 얼마나 불안해 하는지는 2.4분기중 19.7%나 되는 도시근로자들의 가계소비지출이 격감한 데서 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도시근로자들은 미래가 너무 불안해 극도로 소비를 억제하고 한 푼이라도더 저축해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전쟁시에나 볼 수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현재 사활이 걸린 경제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 굳건한 각오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 인내와 용기를 복돋워줄 수 있는 것은 국가지도층의 강력한 지도력이다.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확신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주는 일은 국가지도층의 사명이다. 경제위기 해결이라는 전쟁을 맞아 지도층은 쟁취코자 하는 목표가 무엇이고,얼마나 어려운 과제들을 해결해야 하며, 국내외 여건은 어떠하고, 어떠한 수단과 얼마만한 시간이 가용한가를 판단한 후 가장 적절한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 일단 정책이 결정되면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실천해야 한다. 전쟁과 같은 위기때에는 국가지도층의 정확한 상황판단, 현명한 정책선택과 철저한 실천을 밑받침하는 단호한 의지가 국민들에게 인내와 용기를 심어 주고 투쟁의지를 불타오르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국민들은 사활이 걸린 경제전쟁에서 싸워 이기려는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는데 비해 국가지도층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해온 감이 없지 않았다. 시장원리가 작용할 수 없는 비상시기인데도 지나치게 시장기구에 집착하는 것을 비롯해 부진한 구조조정, 정책과 집행간의 괴리, 국민설득 노력의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러한 우리 국민들의 의구심은 28일 김 대통령의 경제회견을 통해 대부분 해소됐다고 생각한다. 김 대통령은 당면과제인 경제근본을 고치고,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분명한 정책을 제시하고 이를 철저히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신념과 용기를 주었다고 평가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결실을 맺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제부터 할 일은 결정된 정책이 신속하고 철저하게 실천되도록 모든 국민들이 정부를 지원하고 격려하며 감시하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