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경제 특별회견] '모두발언 요지'

그동안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국가부도의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외환보유고가 사상 최대인 4백40억달러로 늘어나 외환위기 상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30%대를 넘나들던 금리도 잡았다. 1천9백원대의 환율, 치솟던 물가도 안정됐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82억달러 적자에서 올 연말까지 3백70억달러의 흑자가 예상된다. 우리 경제가 정상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오늘의 경제위기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제대로 하지 않은데서 비롯됐다. 정경유착과 관치금융,부정부패를 싹트게 함으로써 경쟁력을 잃게 만들었다. 따라서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악습을 과감히 청산하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함께 발전시켜가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최근 정부가 정치권과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단호히 척결해가고 있는 것도바로 그런 이유다. 앞으로 우리 경제의 근본을 고치고 경기를 진작시키는 것, 이 두가지에 중점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 첫번째로 금융 기업 노동 공공부문 등 4대개혁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완수하겠다. 금융개혁 =이미 부실은행을 과감히 정리했고 남아있는 은행들도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고 정부의 노력에 협력해야 할 것이다. 기업개혁 =5대그룹의 경우 늦어도 금년 12월까지는 구조조정을 마무리지을 것이다. 지난 2월 정부와 재계가 합의한 다섯가지 원칙중에서 기업경영의 투명성제고 상호지급보증 해소 재무구조의 개선 지배주주 및 경영진의 책임강화 등 네가지는 법으로 정해져 실천되고 있다. 기업이 핵심부문에 역량을 집중토록 하는 나머지 한가지 과제도 본격 추진되고 있다. 노동분야 개혁 =노사정 합의로 노동시장이 신축성있게 운영될 수 있게 됐다. 노동계의 구조조정은 앞으로의 더 큰 실업과 기업도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현재의 경제개혁이 노동자의 실업과 소득감소라는 고통을 대가로 하고 있는만큼 개혁의 성과가 근로자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가도록 하겠다. 공공부문 개혁 =금융기관이나 민간기업의 개혁에 뒤쳐지지 않도록 하겠다. 이미 정부 각 기관의 조직과 인력을 축소했으며 공기업의 민영화와 경영혁신을 통해서 다시는 방만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할 것이다. 정부가 추진코자 하는 두번째 중점사항은 바로 경기를 되살리는 일이다. 자금 방출 =우선 돈이 돌아야 한다. 이번 주부터 정부는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본격적으로 매입해 주고 증자를실시할 예정이다. 금융 구조조정이 잘 마무리돼 은행들이 부실을 벗어나면 자금 흐름이 정상화될 것이고 우리 경제에 활력을 주게 될 것이다. 금리도 더욱 낮추도록 노력하겠다. 재정적자 확대 =정부 재정의 적자폭을 늘려서 경기를 진작시키겠다. 정부는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 사업과 정보화사업, 미래관련 산업에 재정을 집중투자해 고용을 크게 늘려 가겠다. 과감한 규제완화를 통해 서비스 산업을 육성함으로써 이 부문에서 고용도 늘리겠다. 규제철폐 =기업활동의 각종 규제를 과감히 없애 기업이 자유롭게 경영에매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외국인투자촉진법"을 제정한 것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신뢰와의욕을 줄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더욱 노력할 것이다. 용기를 잃지 말고 반드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신념을 가져주기 바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