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씨 1,631억원 배상하라"..서울지법, '사정재판' 결정

법정관리기업의 구사주에게 회사 파탄의 책임을 물어 손해를 배상토록 하는 "사정신청"이 처음으로 받아들여졌다. 서울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재판장 이규홍 부장판사)는 28일 한보철강 공동관리인 손근석씨 등 5명이 정태수 전 한보그룹총회장과 3남 보근 전 한보철강사장을 상대로 낸 사정신청에서 "정씨부자는 회사측에 신청전액인 1천6백31억6천여만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정씨일가가 93년말부터 96년 8월까지 이사 등으로 재직하면서 한보운영자금을 임의로 빼돌려 일가족의 세금납부나 주식매입자금 등으로 사용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보철강은 가압류 가처분 등을 통해 정씨일가의 은닉재산 일체를추징할 수 있게 됐다. 사정재판은 법정관리중인 기업의 재산을 신속하고 용이하게 확보하기 위한 제도로 재판부의 결정은 민사상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 이에 불복할 경우 정씨일가는 1개월내에 이의의 소를 제기, 변론 증거조사등 정식재판을 받을 수 있다. 한편 한보철강외에 (주)한보와 한보에너지의 부실경영에 대해서도 정씨일가를 상대로 각각 4백80억원과 1천6백70억여원의 사정재판을 신청해놓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