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구조조정 시한 넘길듯'..정유/항공 제외 이견 못좁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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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일 1차 구조조정안 확정 발표를 앞우고 5대그룹 해당업체들은 공식, 비공식적으로 활발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 "막판 대타협"을 일궈내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재계는 그러나 새 변수들이 잇달아 돌출하고 있어 30일까지 7개 업종을 모두 매듭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5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들과 전경련 관계자들은 28, 29일 잇달아 시내모처에서 모임을 갖고 지난 3일 발표한 "사업구조조정안 "을 매듭짓기 위한 방안을 협의했다. 이에 앞서 지난 28일에는 철도차량과 발전설비 부문 해당업체 대표와 산업자원부 관계자들이 만나 별도 협상을 갖기도 했다. 또 반도체와 석유화학등의 경우도 현대전자와 LG반도체,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 등 관련 업체끼리 협상을 계속하는 등 업종별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정유와 항공을 제외하고는 모든 업종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30일까지 대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게 재계의 관측이다. 5대그룹 본부장들도 계속된 모임에서 당초 합의 정신대로 경영권 협상이 어려울 경우엔 참여사들이 교대로 공동법인의 경영권을 맡거나 제3의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는 방안 등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못냈다. 산자부까지 가세한 협상에서도 철차와 발전설비 부문은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오히려 발전설비와 선박용 엔진의 경우는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발전설비는 현대중공업과 한국중공업이 30일까지 각각 경영계획서를 만들고 전경련이 그 타당성을 평가하는 쪽으로 절충안이 채택됐다. 또 선박엔진은 한중 삼성중 대우중 한진중 등 선박엔진 실수요자 4사가 별도의 법인을 만들어 현대중공업과 이원화하는 방안이 새로 협의되고 있다. 삼성중공업 김징완 조선부문대표는 29일 경남거제 삼성중업공 조선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선박용 엔진과 관련, "만약 한중민영화때 조선업의 경쟁사가 엔진부문을 가져가면 엔진공급에 영향이 오기 때문에 한중으로 일원화되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한중 삼성 대우 한진 등 엔진 실수요자들이 별도의 법인을 세우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일부회사와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쪽에서는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방법이 새로운 논쟁거리로 등장했다. LG반도체와 삼성종합화학 등은 부채비율이 낮고 재무구조가 우량하다며 순현금할인법(Discounted cash flow)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현대전자와 현대석유화학측은 총자산에서 총채무를 뺀 순자산으로 회사 가치를 평가하는 순자산가치법(Net asset value)으로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어떤 방법을 택하느냐에 따라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관련회사들은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이나 5대그룹 상층부가 정부의 눈치를 보며 "시한"에 쫓기는데 비해 해당 계열사들은 종전의 주장을 버리지 못하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1일 발표는 30일까지의 협상 결과를 그대로 반영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