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면톱] 정국 추석전엔 풀릴까..국회 파행 비판여론 부담

한나라당은 2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현 정권의 "실정"과 "야당파괴 공작"을 강력 규탄했다. 이날 집회엔 이회창 총재를 비롯 11일째 단식 농성중인 이기택 전총재권한대행, 이한동 김덕룡 전부총재 등 당지도부 전원과 소속의원 대부분이 참석,당의 결속을 과시했다. 특히 부산 대구집회에 이어 서울역 행사에도 3만여명의 청중들이 모여 현 정국상황에 대한 "민심 이반"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줬다는게 당관계자들의 자평이다. 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 "경제부터 살리자" "대중독재 중단하라"는 구호가 터져나오고 시민들의 격려 박수까지 나온 것은 한나라당집회를 "지역감정 선동"으로 몰아세워온 여권의 주장을 일축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이 총재가 이날 "국정파탄과 야당파괴의 반민주적 작태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지역감정으로 몰아버리는 오만불손한 이 정권을 강력히 응징하자"고목청을 높이면서 여야 영수회담을 통한 현안 타결을 촉구한 것도 이런 자신감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서울역 집회가 정국 정상화를 앞당기는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여 압박 공세 수위가 최고조에 달한 이날 집회를 계기로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여야 모두 가능한 한 빨리 경색 정국의 돌파구를 찾는게 좋다는 입장이어서 추석연휴전 대화의 실마리가 잡힐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경제문제를 고리로 여야가 대화의 물꼬를 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경제 기자회견에서 정치권 사정이 조만간 매듭지어질 것임을 시사한데 때맞춰 이 총재가 곧 경제 기자회견을 갖기로 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서울역 집회이후 장외 강경투쟁을 지속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 정국 정상화의 청신호로 보인다. "무조건 등원론"과 "원내외 병행투쟁론"이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당지도부가 일단 국회에 들어가 투쟁하는 다원화 전략을 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날 "부산판 수서사건"으로 불리는 다대포.만덕동 택지전환 특혜의혹사건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국정조사권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검찰수뇌부 자제의 고액과외 의혹을 밝히기로 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여권도 한나라당의 대화 제스처를 반기는 눈치다. 국민회의 고위관계자는 이날 늦어도 김 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 이전에 여야간 국회 정상화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주말까지 냉각기를 가진 뒤 내주초 본격적인 대야 접촉에 나설 생각"이라고 말해 추석연휴중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