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면톱] 미국 '채권급등-주가하락'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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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가와 채권값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주가하락세와 국채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둘 사이의 간격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는 30일 다시 8천선밑으로 내려갔다. 반면에 미국국채(30년물)값은 폭등,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금리)이 사상처음으로 연5% 아래로 떨어졌다. 이같은 양극화의 원인은 세계경제위기. 세계 경기침체로 미국기업들의 영업실적이 악화되자 주가는 하락일변도다. 미국의 금리인하는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투자원금을 날릴 걱정도 없고 고정수입이 보장되는 국채로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주가폭락세=금리인하 폭이 너무 작았다는 실망감과 기업들의 실적악화 우려로 다우존스지수는 이날 2백37.90포인트(2.943%)나 빠졌다. 종가는 7천8백42.62로 10일만에 다시 8천선이 붕괴됐다. 이에따라 주가는 연초수준으로 돌아갔다. 특히 지난 7월17일(9천3백37.98)의 사상최고치에 비하면 지난 2개월간의 낙폭이 약17%나 된다. 문제는 주가가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 모건스탠리 딘 위터등 일부 증권사들은 다우지수 7천선도 조만간 붕괴된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회사의 세계증시수석분석가 바턴 빅스는 "앞으로 2주동안 지금같은 하락세가 지속되다가 잠깐 주가가 5-10% 오른 후 다시 폭락해 이달말이나 11월쯤에는 다우지수가 7천밑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채권폭등세=30년물 국채가격(액면가 1천달러)은 이날 하룻만에 22.18달러나 치솟았다. 30년물 국채가격이 하루에 10달러가량 오른 일은 흔했지만 20달러이상 폭등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가격폭등으로 수익률은 전날의 연5.090%에서 4.954%로 급락했다. 수익률이 5%아래로 내려가기는 지난 67년 30년물 채권이 시장에 나온 이후 처음이다. 지난 2월만해도 수익률은 6.1%선으로 7개월만에 1%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국채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곧 금융시장이 불안하다는 반증이다. 주식시장이 침체에 빠지고 향후 전망도 불확실하자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채권시장으로 몰려 채권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주식투자만큼 투자수익률이 높지는 않지만 국채는 정부가 채무자여서 투자 안전성에서는 최고다. 따라서 지금처럼 불안한 금융시장에서는 채권이 최고의 투자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주가와 채권가격 양극화는 미국얘기만은 아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주가는 하루가 멀다하고 12년만의 최저기록을 깨고 있으나 국채가격은 연일 폭등, 10년물 국채의 수익률이 연0.7%대로 사상 최저다. 이런 가운데 세계금융시장은 안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주가와 채권값은 앞으로 더 극과 극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