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외자유치 주도권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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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의 라이벌 경제부처인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가 서로 얼굴을 붉히고 있다. 외국인투자촉진법 시행령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갖느냐가 쟁점이다. 재경부는 외국인 투자와 관련한 제도개선과 투자유치 지원활동 등 핵심업무를 자신들이 사실상 총괄하는 것으로 시행령 초안을 마련했다. 외국인 투자업무의 실무부처인 산자부가 발끈하고 나섰다. "외국인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법률인지, 외자유치를 막기 위한 제도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투자유치계획의 자금지원 결정 뿐만아니라 투자지역 지정계획까지 재경부가 맡는 건 수요자중심의 제도와는 거리가 멀다고 산자부는 지적했다. 이런 시행령 초안대로라면 산자부산하 외국인투자지원센터와 유치협상을 해오던 지자체와 외국투자기업들은 다시한번 재경부에 투자지역지정 계획을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외국인투자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체제가 거추장스런 법률안으로 인해 "원모어 스톱"으로 바뀐다는 주장이다. 산자부는 영국 등 세계 각국도 투자유치업무를 산업관련 부처에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경부는 외자유치업무를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넘기는게 최근 선진국의 추세라며 이번 시행령안에도 이런 내용을 반영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 푼이라도 더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일본을 7일부터 방문한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선 외자유치의 주도권을 놓고 날을 새우고 있다. 정구학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