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과거 속죄하며 되새긴 진정한 모성애..공선옥씨 소설집

작가 공선옥(34)씨가 4년만에 새 소설집 "내 생의 알리바이"(창작과비평사)를 펴냈다. 그는 11편의 단편소설을 통해 진정한 모성애의 의미를 되새긴다. 그러면서 자신의 아이를 한때 아동보호소에 맡겼던 과거를 속죄하듯 털어놓는다. 이 기억은 작가를 끊임없이 괴롭혀 온 원죄의식이기도 하지만 우리 시대의 상처를 상징적으로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아동보호소에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는 표제작 "내 생의 알리바이"를 비롯해 "어미" "술 먹고 담배피우는 엄마" 등이 있다.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세상 밖으로 피붙이를 내던진 아픔을 갖고 있다. 주인공은 "아이를 아동보호소에 맡긴 건 친구이고 나는 단지 보증인일 뿐"이라며 얼룩진 과거를 지우고 새롭게 살고자 몸부림치거나 남편이 술집여자와도망친 뒤 갓 태어난 아기를 아동보호소에 맡기고 나서 밤새 울다 되찾아온다 서울에서 돈벌이하던 중 고향의 아동보호소에 맡긴 아이가 아프다는 연락을 받고 밤열차로 귀향하는 여인의 모습도 그려져 있다. 실업자 아들을 위한 파출부의 "내리 사랑"을 해학적으로 묘사한 "모정의 그늘"과 이혼하려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보여주는 태도를 관찰한 "어린 부처"도 여성의 운명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IMF체제가 오기 훨씬 전에 개인적 파산을 맞고 아이들을 아동보호소에 보낸 일이 있다"면서 "작가보다 엄마로서 평범하지만 정직하게 살고자 한다"고 말했다. 91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중편 "씨앗불"을 발표하며 등단한 그는 소설집 "피어라 수선화"(94년)와 장편 "오지리에 두고 온 서른살"(93년) "시절들"(96년)을 출간했으며 95년 신동엽창작기금을 받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2일자 ).